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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배달’ 앞세운 자포스, 직원·고객 만족으로 급성장

[SUNDAY MBA] 성장의 원동력은 미션·비전·핵심가치
자포스 최고경영자 (CEO)인 토니 셰이는 2010년 자서전 『딜리버링 해피니스』를 출간했다. 셰이는 2009년 아마존에 회사를 12억 달러에매각했다. [중앙포토]

자포스 최고경영자 (CEO)인 토니 셰이는 2010년 자서전 『딜리버링 해피니스』를 출간했다. 셰이는 2009년 아마존에 회사를 12억 달러에매각했다. [중앙포토]

최근 전화 상담원들의 고충을 소재로 한 GS칼텍스의 통화연결음 영상이 화제다. 행복한 에너지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홍보 영상을 모두 감동하며 퍼 나르고 있다. 한 기업이 제시한 꿈이 사회적으로 큰 공감을 일으키면서 기대 이상의 홍보 성과를 낸 셈이다. 그럼 우리 기업은 어떤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꿈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있을까? 휴가 중 우리 자신을, 그리고 우리 기업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를 둘러싼 변화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의 구성원은 물론이고 고객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이제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설명과 추가적인 혜택을 줘도 미온적이던 소비자와 고객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마구 움직이고 있다. K뱅크에 이어 등장한 카카오뱅크의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격렬하게 반응하고 참여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경제의 신진대사가 점점 빨라지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가 가히 혁명적이다.
 
세계경제포럼(WEF)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에서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빠르다는 것은 하고 있는 일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속도를 의미한다. 방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최고경영자(CEO) 혼자서는 어렵다. 임직원과 함께해야 한다. 그들과 함께 바꿔야 목적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 먼저 기업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사명·mission), 어떤 꿈을 꾸고 있고(비전·vision),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핵심가치·value)의 가치관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마음이 모아졌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마음이 모아졌으면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진은 생각보다 수월하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2009년 온라인 신발 판매업체인 자포스를 1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포스의 기업 문화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세상에 행복을 배달한다’는 사명을 공유하는 자포스의 직원들은 고객을 대할 때 매뉴얼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아이디어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한다. 심지어 고객을 위해서라면 경쟁업체에서 사다가 배달해 주는 것도 허용될 정도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면서 자포스는 연 매출 10억 달러, 재구매율 75%를 기록할 수 있었다. 베조스는 이런 문화를 아마존으로 이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최근 그가 인수한 홀푸즈마켓 역시 훌륭한 문화를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기업 외부까지 바라보는 폭넓은 시선 필요
조직문화 전문가인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직문화의 핵심에는 일에 대한 즐거움, 의미, 성장이라는 3가지 직접적인 동기가 있다고 한다. 경영학자 존 헤이클과 존 실리 브라운은 이를 ‘끌어당김의 힘’이라고 부른다. 시대가 변하고 성공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초연결 시대에는 구성원뿐 아니라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를 끌어당길 수 있어야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기업은 물론, 성공하는 모두에게는 이 끌어당김의 힘이 있다.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기업의 가치관은 임직원들의 의욕 고취는 물론이고 새로운 인재 채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 고객들은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할 뿐 아니라 기업 커뮤니티의 일부가 됐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하며 완전한 옹호세력이 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관심의 초점을 내부에서 외부로 확장해 고객에 대한 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 내부 지향의 관점은 치명적이다. 기술적인 위협, 경쟁 위협이 급격한 상황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선은 필수다.
 
따라서 이제 구닥다리인 뻔한 미션이나 비전 선언문에서 멀어질 필요가 있다. 대신 사회에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도록 기업을 이끌어 줄 가치관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꿈을 짓는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네덜란드 디자인 기업 스튜디오 로세하르데는 정체기에 접어들자 혁신을 위해 ‘시적인 기술로 인간적이고 아름다움 세상을 열어간다’는 새로운 존재 이유를 설정했다. 외부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가치와 일하는 방식을 변경했다. 그 결과 기존의 영역을 뛰어 넘어 센서와 나노테크, 바이오테크까지 활용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날씨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반응하는 스마트 고속도로, 스모그를 포착하면 웨어러블 기기에 탄소 링이 만들어지는 베이징의 스모그 감소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게 됐다.
 
미국 시카고를 기반으로 한 보험사 올스테이트 역시 ‘우수한 대리점 및 협력사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의 금융 미래를 보호한다’는 기존의 사명을 ‘올스테이트라면 안심해도 됩니다’로 변경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기존의 보상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한 경진대회를 열었다. 보험을 든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으면 보상해주는 등의 아이디어를 통해 사고율이 낮아지면서 이익이 271% 증가했다.
 
경영자의 가치관, 직원들과 공유·실천해야
그럼 기업 가치관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 기업의 경영은 배를 운항하는 것과 같다. 같은 배라도 여객선·화물선·군함의 존재 이유는 각각 다르다. 우선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를 점검해 봐야 한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강력한 엔진을 설치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가야할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리조트 사업의 경우 존재하는 이유에 따라 전략 방향이 달라진다. 휴식과 안락함을 주고자 하는 경우는 ‘평안한 삶을 디자인하는 휴양 문화의 리더’를 기업의 사명으로 삼고 휴양림·스파 등에 집중해야 한다. 즐거움과 모험을 주고자 하는 경우는 ‘새로운 경험을 통한 행복한 삶’을 사명으로 스키·워터파크·요트클럽 등을 운영하게 된다. 이처럼 조직의 사명을 정립하면 자연스럽게 나아갈 방향이 정해진다.
 
테슬라·솔라시티·스페이스엑스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에게는 인류를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의 위기에서 구해 내겠다는 꿈이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전기차 상용화에 나섰다. 전기차 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해 설계도를 무료로 공개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접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전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태양광 발전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비전은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준이 된다.
 
마지막으로 배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엔진에 해당하는 것이 핵심가치다. 어떻게 일하는가에 해당하는 이 핵심가치는 사명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주는 구체적인 기준이 된다. 일본·홍콩에 이어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도 문을 연 디즈니랜드는 안전·공손함·보여줌·효율성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 벌어져도 직원들이 이 네 가지만 지킨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3월 11일 지진이 났을 때 도쿄 디즈니랜드의 직원들은 자신보다 고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가치관을 제대로 실천해 문화로 자리 잡고 성과를 내기까지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다. 바로 경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을 발견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발견을 하고 나면 모두가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명문화하는 정립 단계를 거친다. 정립된 가치관은 회사의 비즈니스와 직원들의 행동의 기준이 되도록 제도화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치관을 일시적으로 실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실천해야 한다. 리더가 이 가치관을 기준으로 조직을 이끌고 그 실천을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해야 한다.
 
우리 기업은 지금 어느 단계에 있을까? 가치관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잘 정비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잘 갖춰지고 실행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그럴까? 무엇을 놓치고 있기에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가치관 경영의 시작은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인 목적인 사명을 정립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환경을 우리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존재의 목적이 세상에 가치를 창조하고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은 물론이고 주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Check List] 기업 가치관을 점검하기 위한 질문 리스트
1단계 발견
□ 경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는가
□ 우리 회사가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무엇인가
□ 우리 회사의 미래상, 꿈은 무엇인가
□ 우리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과 원칙은 무엇인가
□ 경영자 가치관의 내용과 의미를 임직원들이 알고 있는가
 
2단계 정립
□ 기업의 가치관이 명문화돼 있는가
□ 사명은 거시적이며 구체적인가
□ 비전은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며 구체적인가
□ 핵심가치는 일관되며 구체적인가
□ 명문화된 가치관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수립했는가
□ 직원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정리됐는가
 
3단계 제도화
□ 가치관이 기업의 주요 비즈니스 활동의 기준이 되고 있는가
□ 수행하고 있는 사업이 존재 이유인 사명을 실현하기 위한 것인가
□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목표와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는가
□ 가치관이 직원들 행동의 기준이 되고 있는가
□ 업무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행동지침이 정리돼 있는가
□ 인사제도가 핵심가치에 기반해서 수립됐는가
 
4단계 생활화
□ 리더들이 가치관에 기반해서 조직을 이끌고 있는가
□ 주요 결정을 가치관에 기반해서 내리고 있는가
□ 가치관이 칭찬과 질책의 기준이 되고 있는가
□ 가치관이 단위 조직과 개인의 업무에 연결되어 있는가
□ 우리 기업의 가치관 실천 수준을 주기적으로 진단·관리하고 있는가
 
 
배보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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