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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획] 대입 학종에 효과? 고교생 민간 자격증 열풍…대학은 “별 도움 안돼”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고교생들 중 학생부 기재가 가능한 국가공인 민간자격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들은 " 대입에 유리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고교생들 중 학생부 기재가 가능한 국가공인 민간자격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들은 " 대입에 유리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서울의 한 자율형사립고에 다니는 2학년 김모(16)군은 방학을 맞아 매일 학교 인근 카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보는 책은 교과서나 수능 교재가 아니라 두꺼운 경제학 이론서다.
 
 열흘 뒤 한 언론사가 주관하는 경제지식 인증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군 등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게 목표다. 
 
김군은 “학생부에 쓸만한 ‘스펙’이 없어 고민했는데 인증시험에 합격하면 학생부의 ‘자격증’란에 기재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대입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용이 어렵고 생소해 수능과 내신 공부도 당분간 제쳐두고 이 시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고교생들 사이에 민간 자격증 취득 열풍이 불고 있다. 토익ㆍ토플 등 어학시험과 교외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학생부에 쓸 수 없지만 민간자격증은 기재가 가능해 대입에 도움이 될거란 기대 때문이다.
 
 교육부가 정한 학생부 관련 규정에 따르면 학생부엔 토익ㆍ토플 등 어학 인증시험, 학교 외부의 단체ㆍ기관이 주관하는 수상 경력 등은 원칙적으로 쓸 수 없다. 학생부가 학교 내 활동 위주로 기재돼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실용글쓰기검정시험ㆍ경제이해력검증시험 등 59개 국가공인 민간자격 시험은 학생부 기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 언론사가 주관하는 경제인증시험의 경우 지난해 응시자의 40.1%가 고교생이었다. 학생부 기재가 가능한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인 국어능력인증시험(TOKL)도 20대 미만 응시자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 중엔 별도로 과외까지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부모 정모(47ㆍ서울 강남구)씨는 지난해 겨울방학에 고2 자녀에게 경제인증시험을 치르게 했다. 상위권 대학 경제학과를 지망하는 아이에게 남다른 스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씨는 “학생부에 기재하려면 3급 이상의 높은 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시험 교재가 전화번호부 두께 정도로 분량이 많아 급히 과외 강사를 수소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씨의 자녀는 대치동 학원 강사에게 시간당 10만원씩을 내고 집중 과외를 받았다.
 
자료: 경제이해력검증시험 통계자료, 2016년 8월 기준

자료: 경제이해력검증시험 통계자료, 2016년 8월 기준

자료:한국언어문화연구원

자료:한국언어문화연구원

 
 하지만 정작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민간자격증 여부는 별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유혜영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우수성과 잠재력을 보여준 학생을 선발하는 게 학생부 종합전형의 기본 취지”라며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처럼 학교 활동으로 기록된 내용은 반드시 고려하지만, 검증할 수 없는 민간시험 결과는 입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도 “대학 입장에선 전공과 연계된 민간자격증이 있더라도, 진로에 관련된 독서 활동을 한 학생과 비슷한 정도로 평가할 뿐”이라며 “자격 시험에 시간과 돈을 들이는 대신 동아리ㆍ독서 등 교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부스에서 제공하는 입학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부스에서 제공하는 입학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

 교육계에선 민간자격증의 학생부 기재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어차피 대학에서 의미있게 보지 않는 요소를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한 탓에 학생들에게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불러 일으켜 사교육만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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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교육부도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본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을 위해 허용한 예외 규정”이라며 “대학 진학을 위한 스펙쌓기용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면 상황을 점검한 뒤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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