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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잔금 어쩌나 ‘대출 쇼크’ 8만 명

3일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3일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생애 처음 내 집을 마련한다고 좋아했는데. 갑자기 대출 한도를 줄이면 1억원 넘는 돈을 어떻게 구하나요?”
 
지난 5월 서울 성동구에 7억원대 아파트 매매계약을 한 김모(34)씨는 3일 한숨만 쉬었다. 그는 다음달 잔금을 치르기 위해 지난 1일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한 뒤 조만간 서류를 접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은행에 문의하자 “2일 신청자까지만 담보인정비율(LTV) 60%를 적용한다. 3일부터 정부 지침에 따라 40%로 낮춘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신용대출을 한도까지 받아도 메우기 어렵다. 이런 날벼락 같은 정책이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다주택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적지 않다. 예고나 유예기간 없이 대책을 전격 도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과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는 3일 곧바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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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각 은행 창구엔 김씨처럼 집 구매 계약을 했지만 아직 대출신청을 하지 않은 이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투기지역으로 묶인 서울 11개 구(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 대부분 아파트는 2일까진 집값의 60%까지였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하루 사이 40%로 3분의 2토막 났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는 순간 잠자던 과거 규제(LTV 40% 적용)가 자동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투기지역을 지정할 땐 건설교통부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에 미리 후보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엔 예고 없이 투기지역 지정이 이뤄졌다. 지난달 31일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가 열렸다는 사실도 2일에야 공개됐다.
 
이번 대책에서는 LTV·DTI(총부채상환비율) 40% 적용을 투기과열지구(서울·과천·세종)까지로 확대했다. 이 규제는 감독 규정이 개정되는 2주 뒤부터 시행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하반기 대출 인원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올 하반기에 10만9000명이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고, 그중 8만6000명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10명 중 8명꼴이다. 1인당 대출한도는 평균 5000만원 정도 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박종근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박종근 기자

 
1가구 1주택자들의 민원도 빗발쳤다. 3일부터 서울·경기 등 조정대상지역 내 1가구 1주택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2년 이상 거주’가 추가됐다. 적용 시점은 3일 이후 ‘취득’하는 주택부터다. 주택 매매계약을 했더라도 잔금 치르기 전이거나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직장인 최모(38·여)씨는 “6월 집을 계약했고 9월 등기를 앞둔 1주택자인데 갑자기 양도세 부과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유예기간도 두지 않고 뒤통수를 치는 법이 어디 있느냐. 구제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효과 예측 없이 대책을 성급하게 내놔 실수요자에게 돌아갈 부작용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 
 
한애란·황의영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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