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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고리토의 비정상의 눈] 문재인 대통령께 하고 싶었던 말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강원도 홍보대사 자격으로 7월 24일 평창 올림픽 D-200(개막 200일 전) 행사에 초청됐다. 올림픽 홍보대사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생각에 떨리면서도 내심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한국을 정말 사랑하는 외국인을 대표해 할 말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소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외국인 목소리를 전달할 소통 창구가 극히 적다. 한국에서 일하고 가정을 꾸리는 외국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가별 공동체나 협회를 조직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모임의 장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여는 등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둘째는 외국인 대상 금융 서비스 개선이다. 주한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게 이것이다. 은행은 우리를 늘 ‘떠날 사람’ 취급한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뭘 믿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자세다. 또 외국인이 휴대전화로 대금 결제를 하는 것도 한국 사람에 비해 굉장히 복잡하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지만 배타적인 금융체제는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마지막으로 이름 문제가 있다. 한국인 이름은 한글 세 글자가 보통이다. 외국인 이름은 이보다 긴 게 대부분이다. 나만 하더라도 ‘Carlos Augusto Cardoso Gorito’로 알파벳으로 무려 26글자다. 실명 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애를 먹는다. 카드를 만들거나 휴대전화 등록을 할 때 이름이 잘린다. 어디는 15자까지 어디는 20자까지 쓸 수 있고, 어디는 띄어쓰기 포함이고 어디는 포함 안 되고···. 실명인증이 필요한 서비스는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일쑤다. 그래서 외국인 등록증에 한글 이름을 병기하면 좋겠다. 여권에 적힌 본명과 간단한 한글 이름을 함께 등록하는 것이다. 내 경우 ‘카를로스 고리토’라는 한글 이름을 쓸 수 있다면 26자에서 7자로 확 줄일 수 있다.
 
드디어 행사일을 맞았다. 주요 일정을 마치고 강원도 전통음식을 시식하는 차례가 돼 대통령 가까이에 섰다. 앞에는 대통령, 옆에는 김연아 선수가 서 있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대통령이 젓가락을 나에게 건낼 때 간신히 꺼낸 말은 ‘감사합니다’뿐이었다. 안타깝게도 너무 떨려서 준비한 말을 다 까먹었다.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그때는 침착하게 건의하리라.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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