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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흥한자 '입'으로 망한다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 '10일 천하'

지난달 21일 미국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지난달 21일 미국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되자마자 '트럼프 코드'에 맞는 막말과 욕설을 내뱉으며 대변인, 비서실장을 차례로 몰아내는 계기를 만들었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지난달 31일 경질됐다. 불과 열흘 만이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카라무치의 발언이 자신의 직위에 부적절했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월가 골드먼삭스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스카라무치가 임명 직후 인터뷰에서 앙숙인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비서실장을 향해 "망할 편집적 정신분열증 환자"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갈등을 조장한 것이 해임 사유란 것이다. 
지난달 25일 백악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카라무치

지난달 25일 백악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카라무치

하지만 '미니 트럼프'로까지 불리며 기세등등하던 스카라무치를 '10일 천하'로 끝낸 장본인은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이었다.   
켈리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취임식을 했다. 물론 스카라무치도 참석했다. 취임식을 마친 켈리 실장은 바로 스카라무치를 집무실로 불러 면담을 하다 돌연 경질을 통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카라무치는 자신이 경질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전날(일요일)부터 느끼고 있었다 한다. 그래서인지 주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가 지금까진 대통령께 직보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켈리 비서실장에게 하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 했다. 그러나 켈리 실장은 이미 "스카라무치는 '팀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대통령의 결단을 얻어낸 상황이었다. '군기반장'으로 불리는 군인 출신 켈리에게 스카라무치라는 존재는 도저히 상생할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와 트럼프 가족들도 동의했다고 한다. 켈리 비서실장이 '2기 백악관'을 용이하게 장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당시 국토안보부 장관)과 코네티컷 뉴런던의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행사에 참석해 국가가 연주되자 경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당시 국토안보부 장관)과 코네티컷 뉴런던의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행사에 참석해 국가가 연주되자 경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당초 스카라무치의 백악관 입성을 주도했던 트럼프 장녀 이방카와 남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스카라무치를 프리버스 실장과 그 친구들(숀 스파이서 대변인 등 공화당 당료 출신)을 '웨스트 윙'에서 쫒아내는 수단(a way to force out)으로 여겼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NYT의 보도대로라면 스카라무치는 프리버스 내쫒기용 불쏘시개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해임을 통보하는 켈리 비서실장에게 스카라무치는 즉각 "물러날테니 수출입은행 자리를 유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받아들여졌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캠프에서 경제자문역으로 활동했던 스카라무치는 지난 6월 중순 미 수출입은행 수석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로 취임했었다.       
결과적으로 백악관은 켈리 신임 비서실장 쪽으로 권한이 확 쏠릴 전망이다. 쿠슈너와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등 모든 백악관의 지도부까지 의사결정 라인을 켈리로 단일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켈리 실장이 백악관의 체계와 규율을 갖출 전권을 부여받았다"며 "웨스트 윙 직원들이 모두 그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병대 근무 당시의 존 켈리 비서실장(왼쪽에 앉은 이). 뒤에 서 있는 이가 제임스 매티스 현 국방장관, 오른쪽에 앉은 이는 조셉 던퍼드 현 합참의장.  [사진제공=미 국방부]

해병대 근무 당시의 존 켈리 비서실장(왼쪽에 앉은 이). 뒤에 서 있는 이가 제임스 매티스 현 국방장관, 오른쪽에 앉은 이는 조셉 던퍼드 현 합참의장. [사진제공=미 국방부]

이에 따라 트럼프 정권은 당분간 켈리 비서실장(예비역 대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육군 현역 중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해병대 예비역 대장)의 별 11개가 중심이 돼 이끌어 가는 '군인 주도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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