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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트] 방어 전통 벗어나 원거리 전투 근육 키우는 중국군

오늘은 중국군 창군 90주년이 되는 날이다. 사람으로 치면 벌써 구순(九旬)이다. 하나 중국군은 부단한 개혁을 통해 젊음이 넘치는 근육을 한창 키우고 있다. 과거 대륙을 방어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이제는 보다 원거리에 대한 전투 능력을 높여 가고 있다. 동아시아 전체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로선 더 주목할 일이다. 중국군 굴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
 
중국은 국가 수립(1949년) 이전 중국 공산당(21년)과 군(27년)이 먼저 만들어지는 특이한 경로를 겪었다. 즉 중국은 당이 무장 혁명의 성공을 통해 세운 나라다. 중국 내 군의 위상이 높은 이유다. 특히 중국군은 국군(國軍)이 아닌 당군(黨軍)이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시작은 미미했다. 중국군은 1927년 8월 1일 저우언라이(周恩來)와 주더(朱德) 등이 난창(南昌)에서 무장 봉기를 일으킬 때 세운 공산당의 ‘노농홍군(勞農紅軍)’을 효시로 한다. 말이 군대이지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군은 홍군을 토비(土匪)로 얕잡아 봤다. 마오쩌둥(毛澤東)조차 홍군이 ‘강도와 도둑, 거지, 그리고 매춘부’로 구성돼 있다고 탄식했을 정도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당시에도 중국군 전력은 열세 그 자체였다. 소총 316만 정, 야포 5만5000문, 전차 622대, 군용기 189대, 소형 함정 200척 등이었는데 상당수가 노획한 장비였다. 개국 축하 퍼레이드에 동원된 무기를 보고 미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오랫동안 보기 어려운 미 군수품의 대규모 공공 전시”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런 중국이 군 현대화의 필요성을 절감케 된 건 한국전쟁을 통해서였다. 보급로가 끊겨 ‘돌과 주먹, 그리고 이빨’만으로 영하 30도의 산악에서 버티며 군수지원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낀다. 이후 현대화를 계획하지만 문화대혁명 등 역사의 굴곡에 밀리다 85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현대화 작업에 나선다.
 
덩샤오핑(鄧小平)은 군의 문제를 다섯 자로 혹평했다. “비대하고(腫) 해이하며(散) 교만한 데다(驕) 사치스럽고(奢) 나태하기까지 하다(惰)”는 것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중국군의 현대화 작업은 크게 세 가지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징은 중국 특유의 점진적이고 저비용 방식이다.
 
첫 번째는 비대한 군 병력 감축이다. 85년의 병력이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85~87년 100만 명을 줄였고, 97~2000년에 50만, 그리고 2003~2005년 20만 명의 추가 감군을 단행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5~2017년 기간 30만 병력을 더 줄일 예정이다.
 
두 번째는 무기 및 장비의 현대화다. 한꺼번에 첨단 전력으로 바꿀 수 없으니 군사력의 일부부터 정예화하고 신속 투입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식 표현의 ‘쾌속반응부대(快速反應部隊)’ 설립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먼저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나 지역은 먼저 부자가 되라’고 독려했던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은 또 첨단 전력 확보를 위해 자체 연구개발 외에도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khoi) 계열 전투기, 킬로(Kilo)급 잠수함 도입 등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세 번째는 첨단 전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군 예산 증액이다. 세인의 관심을 받는 중국 국방 예산의 경우 89년 3월 이후 현재까지 28년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엔 약 1400억 달러를 상회한다. 이 같은 군 현대화가 꾀하는 건 무엇일까? 그것은 중국군이 과거 유지해오던 ‘조기전, 전면전, 핵전’ 태세에서 탈피해 국경 내외의 소규모 국지전 등에 대비하는 제한전인 ‘유한국부전쟁(有限局部戰爭)’으로의 전략적 전환이다.
 
시진핑 시기 들어 군 개혁은 규모나 범위에 있어 유례가 없을 정도다. ‘현대화되고 정보화돼 있으며 합동화(聯合化)된 군’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군 개혁의 중점이 기존의 대륙방어 전통에서 이젠 보다 원거리에 대해서도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해·공군력 강화에 두어지고 있다. 2015년 발표된 중국 국방백서인 ‘중국의 군사전략’은 해군의 경우엔 ‘근해방어 원양호위(近海防禦 遠洋護衛)’, 공군은 ‘항공·우주 일체 공방겸비(空天一體 攻防兼備)’의 목표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휘·통제 및 군 구조도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7개 대군구가 5개 전구(戰區)로 전환됐는데 이는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또 4개 총부(총참모부·총정치부·총후근부·총장비부)를 폐지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안에 15개 부서를 신설했는데 4개 총부 폐지는 60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각군 사령부가 설치돼 중국군이 4개 군종(육·해·공군 및 로켓군)과 1개 특수 병종(전략지원부대) 체제를 갖추게 됐는데 육·해·공군 사령부 신설은 창군 90년 이래 최초의 시도다.
 
시진핑의 군 개혁은 현재 진행형으로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우선 제도(지휘통제, 인력 수준, 부패)와 전투력(합동성, 군수 지원, 대공 방어)이란 양대 산맥을 넘어야 한다. 군사 기술력 또한 단기간에 서방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결국 군 현대화는 장시간을 요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현재의 중국군이 과거와 같은 지상군 위주의 게릴라 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제는 보다 다양한 임무를 국내외에서 수행하기 위해, 특히 지역 해군 및 전략 공군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그 힘을 키우고 있다. 중장기적(2025~2030년)으로 중국군이 개혁에 성공할 경우 그 여파는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나타나게 된다.
 
중국의 군사적 옵션의 확대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대한 중국의 주권 주장과 실력 행사를 가능케 하고 미국의 우위 영역을 축소시킬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분쟁에 연루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군사화 노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떤가. 중국은 사실상 우리의 우방도, 그렇다고 적대국도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일방적이고 비타협적 태도는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 사항일 수밖에 없다. ‘방어 충분성’에 기초한 첨단 전력 건설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 및 주변국의 동향을 감안한 전력 발전, 즉 독자적인 정보력과 첨단 해·공군력, 연합 전투력 등은 우리의 안보를 보위할 자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국방부 및 해군 발전 자문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전공 분야는 중국의 ‘3사(人事·外事·軍事)’로 150여 건의 논문과 단행본이 있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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