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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전홍식의 SF 속 진짜 과학 16. '레드 플래닛'과 지구의 미래

16. 레드 플래닛과 지구의 미래
일러스트=임수연.

일러스트=임수연.

 
 
가까운 미래.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며 인류는 우주 저편으로 떠납니다. 하늘 높이 붉은 빛을 뿌려대는 불길한 행성, ‘전쟁의 신(Mars. 그리스●로마신화의 전쟁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별 화성으로 떠납니다. 
 
그런데 이 여정은 시작부터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태양의 이변으로 발생한 강렬한 태양풍이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죠. 이대로는 방사능 샤워를 맞는 것이 정해진 상황입니다. 위기를 피하고자 선장만 우주선에 남고 나머지는 지상의 무인 기지로 탈출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무인기지는 어째서인지 파괴됐고 탐사를 도우려고 온 로봇 에이미는 갑자기 승무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 ‘레드 플래닛(2000)’은 붉은빛의 대지가 펼쳐진 행성, 화성을 무대로 한 모험 이야기입니다. 가까운 장래에 공해와 인구 폭발로 살아남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우주로 떠나는 방법을 찾는다는 이야기죠. 인류가 떠나갈 행성을 탐사하다가 위험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종종 등장하지만 ‘레드 플래닛’에는 한 가지 특이한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화성에 이끼를 심어서 산소를 만드는 기술이 등장한다는 겁니다. 행성을 개조해 사람들이 살기 좋게 만드는 것. 이를 ‘테라포밍(Terraforming, 지구화)’이라고 합니다.
  
테라포밍은 이름 그대로 행성을 지구(Terra. 지구를 뜻하는 라틴어)처럼 만드는 기술입니다. 여기에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우주복을 입지 않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기’, 그중에서도 산소를 만드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화성에서 산소를 만드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화성에는 대기가 있고 이산화탄소가 있으니까요.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 있다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죠. 물을 분해해서 산소와 수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화성에는 물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서 산소를 만들고, 수소는 연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화성의 흙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화성이 붉은 이유는 녹슨 철, 즉 산화철 때문이라고 하는데, 산화철은 바로 산소와 철이 결합한 물질이죠. 어떤 방법으로든 여기서 산소를 떼어낸다면 산소도 얻고, 철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영화에서는 화성에서 자라날 수 있는 특수한 이끼를 이용해서 산소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이 이끼가 어째서인지 줄어들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조사를 위해서 화성으로 가게 된 것이지요. 
 
인류가 우주로 나아갈 때 운 좋게 지구 같은 행성을 발견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쩌면 지구는 우주에서 매우 드문 행성일지도 모릅니다. 지구처럼 산소가 풍부한 세계가 되려면 산소를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런 식물이 자라는 행성은, 적어도 우리가 아는 바에 따르면 지구뿐입니다. 나머지 별들에서는 우주복이 없으면 잠시도 살아남을 수 없죠. 테라포밍은 바로 그런 상황을 위해 필요합니다. 우주기지나 도시를 만들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기 위해, 우리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죠.
 
NASA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우주 기관에서는 우주 또는 화성 같은 곳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이나 미생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성 표면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이 강렬해서 식물이나 미생물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따로 만든 온실이나 지하라면 문제가 없겠지요. 지구처럼 안정된 환경이 아니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식물이나 미생물이 있다면, 화성에 그냥 뿌려두기만 해도 점차 산소가 늘어날 것입니다.
 
물을 직접 공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혜성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혜성을 잘게 부숴서 화성에 떨어뜨리면 한 번에 대량의 물을 공급(사실 지구의 물이 이렇게 생겼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혜성탐사선 로제타에 의해 혜성의 물은 지구의 물과 종류가 다르다고 밝혀졌죠) 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방법을 통해 화성에도 바다가 생기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될지도 모르죠.
 
그런데 한 가지 기억해 둘 점이 있습니다. 테라포밍 기술을 사용해도 화성이 지구처럼 변하려면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또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렇다면 화성을 지구처럼 만들기보다 지구를 깨끗하게 만드는 쪽이 더 쉽지 않을까요? 영화 ‘레드 플래닛’의 마지막에 주인공은 화성에서 발견한 공기를 정화하는 생명체를 가지고 지구로 돌아갑니다. 화성에 산소를 만들어 주기 위한 연구가 아니라 오염된 지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죠.
 
언젠가 우리는 테라포밍으로 화성이나 유로파, 혹은 더 먼 곳의 어딘가로 떠나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고향은 지구입니다. 가장 친숙하고 가장 살기 좋은 땅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테라포밍'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요? 
 
 
 
 
 
글=전홍식 SF&판타지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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