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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덩케르크' 우주에서 역사로 돌아간 놀런의 경이로운 행보

크리스토퍼 놀런의 신작 ‘덩케르크’ 리뷰
'덩케르크'의 한 장면.

'덩케르크'의 한 장면.

원제 Dunkirk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출연 핀 화이트헤드, 해리 스타일스, 톰 하디, 케네스 브래너, 마크 라이런스, 킬리언 머피 제작 엠마 토마스 촬영 호이트 반 호이테마 미술 나단 크로울리 편집 리 스미스 음악 한스 짐머 장르 액션 상영 시간 106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7월 20일
 
★★★★☆  
 
그는 영화가 아닌 재현을 꿈꿨을까. 놀런 감독의 첫 실화 영화 ‘덩케르크’는, 탁월한 연출과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상업영화의 한계를 크게 확장했던 그가 77년 전 과거를 스크린에 소환한 실험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프랑스 덩케르크. 영화는 영국군 병사 토미(핀 화이트헤드)를 비롯한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실제 30만여 명의 연합군을 성공적으로 구조한 덩케르크 철수 작전에 얽힌 이야기를 육지·바다·하늘 등 세 가지 상황으로 구성한다.
'덩케르크'에서 영국군 일병 토미를 연기한 신예 핀 화이트헤드.

'덩케르크'에서 영국군 일병 토미를 연기한 신예 핀 화이트헤드.

'덩케르크'에서 해군 사령관 볼튼을 연기한 케네스 브래너.

'덩케르크'에서 해군 사령관 볼튼을 연기한 케네스 브래너.

‘다크 나이트’ 3부작(2005~2012), ‘인터스텔라’(2014) 등 아이맥스 카메라에 스펙터클한 장관을 담았던 놀런 감독이지만, 그가 ‘덩케르크’에 접근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기록 영상처럼, 영화는 기존의 요란하고 참혹한 전쟁영화 공식을 피해간다. 대신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간 군상들이 느끼는 초조함과 불안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독일군이 등장하는 장면은 단 한 번에 불과하지만, 시종일관 영화에 흐르는 긴장감은 놀랄 만큼 팽팽하다. 입속이 바싹 마르는 상황에서, 집단 속의 갈등으로 인간의 심리를 촘촘하게 담아내는 솜씨도 여전하다. ‘덩케르크’가 보여주는 광경은 아군과 적군이 맞붙는 전장이 아닌, ‘전멸’이란 재해를 앞둔 인간들의 절박한 풍경이다.  
'덩케르크'의 한 장면.

'덩케르크'의 한 장면.

실제 덩케르크 해변에서, 실제 배우들과 당시의 선박, 비행기 등으로 촬영한 장면은 리얼리티를 극대화시킨다. 특히 소형 아이맥스 카메라를 비행기에 장착해 직접 하늘을 비행하며 담아낸 공중전은, 앞서 어떤 전쟁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장면을 관객에게 ‘체험’하게 한다. 촬영이 ‘덩케르크’를 달리게 하는 바퀴라면, 음악은 이 영화의 엔진이다. 음악감독 한스 짐머는 차갑고 기계적인 사운드로 극의 호흡을 죄면서도, 때때로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협주곡’ 중 ‘님로드(Nimrod)’를 뭉클하게 변주하며 영화가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한다.  
'덩케르크'에서 영국 왕립공군 조종사 파리어를 연기한 톰 하디.

'덩케르크'에서 영국 왕립공군 조종사 파리어를 연기한 톰 하디.

'덩케르크'에서 영국인 어부 도슨을 연기한 마크 라이런스.

'덩케르크'에서 영국인 어부 도슨을 연기한 마크 라이런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다와 해변에서, 그리고 공중에서 싸울 것입니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연설과 함께 세 가지 상황이 숭고하게 교차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은, ‘살아남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었던 덩케르크 철수 작전의 인간 승리를 오롯이 되살린다. 눈물 짓는 드라마 없이, 건조하고 담담하게 역사를 재구성한 놀런 감독의 터치가 놀랍다. 전작과 비교하면 꽤 이질적인 실험작이지만, 그가 불어넣은 거장의 숨결만은 여전하다. 경이로운 행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왼쪽)과 배우 케네스 브래너.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왼쪽)과 배우 케네스 브래너.

  
무비 TIP! 놀런 영화 중에서도 반드시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만나야 할 작품.  
 
 
※ 함께 보면 좋을 영화  
▶ ‘서부전선 이상 없다’(1930,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
놀런이 ‘덩케르크’에 참고한 전쟁영화 고전.  
▶ ‘에이리언’(1979, 리들리 스콧 감독)
폐쇄된 공간, 절체절명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공포.  
▶ ‘메멘토’(2000,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시간 순서를 영민하게 뒤섞은 놀런의 출세작.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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