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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맨드라미 손목을 잡고

맨드라미 손목을 잡고
-이승희(1965~)  
 
내가 말을 잃고  
고양이처럼 울 때
맨드라미 흰 손목에 그어지던 햇살
칼자국처럼 가늘고 창백했다
내가 골목 끝에 이르러
지나친 집의 주소를 잃고  
떠다닐 때
맨드라미 손목
붉은 피 핥으며 살았다
나 그렇게 견뎠다
녹슬어가는 자전거와 골목 사이 공터에서
맨드라미 손목은 울음 같았고
혼자 그네를 밀고 있는 기다림은
살을 입고, 피가 도는지
한없이 붉어지고
붉은 둘레를 걸어다니며
나 오직 먼지가 되기 위하여
맨드라미 뿌리에 닿기 위하여
폐관하는 저녁
저 물 속 어디쯤 내가 떠나온 자리라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그만 잠들고 싶다고
(…)
 
 
맨드라미의 손목에 칼자국처럼 그어지던 햇살. 맨드라미 손목 붉은 피 핥으며 울음 같은 맨드라미 손목을 잡고 붉은 둘레를 걸어다니는 젊음의 피곤. 상상 이상의 폐허와 상상 이상의 상처와 붉은 자멸적 열정을 본다. 아는가, 저 붉은 맨드라미의 죽음에 젖은 카르페 디엠을.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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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