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가 있는 아침] 맨드라미 손목을 잡고

맨드라미 손목을 잡고
-이승희(1965~)  
 
내가 말을 잃고  
고양이처럼 울 때
맨드라미 흰 손목에 그어지던 햇살
칼자국처럼 가늘고 창백했다
내가 골목 끝에 이르러
지나친 집의 주소를 잃고  
떠다닐 때
맨드라미 손목
붉은 피 핥으며 살았다
나 그렇게 견뎠다
녹슬어가는 자전거와 골목 사이 공터에서
맨드라미 손목은 울음 같았고
혼자 그네를 밀고 있는 기다림은
살을 입고, 피가 도는지
한없이 붉어지고
붉은 둘레를 걸어다니며
나 오직 먼지가 되기 위하여
맨드라미 뿌리에 닿기 위하여
폐관하는 저녁
저 물 속 어디쯤 내가 떠나온 자리라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그만 잠들고 싶다고
(…)
 
 
맨드라미의 손목에 칼자국처럼 그어지던 햇살. 맨드라미 손목 붉은 피 핥으며 울음 같은 맨드라미 손목을 잡고 붉은 둘레를 걸어다니는 젊음의 피곤. 상상 이상의 폐허와 상상 이상의 상처와 붉은 자멸적 열정을 본다. 아는가, 저 붉은 맨드라미의 죽음에 젖은 카르페 디엠을.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북핵위기 심화 및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등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7년 7월 1일 개소했습니다.
연구소는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 기관 등과 연계해 학술행사를 개최하며, 정기적으로 자문회의를 열고 다양한 시각과 차별화된 이슈를 제시합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