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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국세청장

하남현 경제부 기자

하남현 경제부 기자

대통령령이 정한 경제관계장관회의의 공식 참석 멤버는 17명이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경제부처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한다.
 
지난 16일 문재인 정부 들어 첫 회의가 열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여기에 한 인물이 눈에 띄었다. 한승희 국세청장이다. 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 국세청장이 모습을 드러낸 건 이례적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세청장을 지낸 김덕중·임환수 전 청장의 경우 대통령이 직접 주재해 참석자 폭이 컸던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 참석했을 뿐이다.
 
이유가 있다. 국세청은 정책기관이 아니다. 세금을 걷어 국가 재원을 조달하는 집행기관이다. 게다가 경제부처이지만 사정기관의 특성도 있다. 국세청장이 지난해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법질서관계장관회의’의 공식 멤버가 된 건 이래서다.
지난 16일 열린 문재인 정부 첫 경제관계장관회의. 한승희 국세청장(맨 왼쪽)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열린 문재인 정부 첫 경제관계장관회의. 한승희 국세청장(맨 왼쪽)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물론 사안에 따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 국세청장이 참석할 수 있다. 그런데 16일 회의에 국세청장이 굳이 나타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에는 76개의 정책과제가 담겼는데 이 중 국세청이 주관하는 정책은 한 개도 없다.
 
최저임금 상승분의 일부를 보전해 준다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에 국세청이 참가하기는 한다. 이 대책도 기재부와 고용노동부가 주도한다.
 
시중에서는 자연히 궁금증과 함께 ‘억측’이 나온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반발하는 업계에 모종의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우려다. 정부는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지금처럼 미묘한 시기에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은 다르다. 국세청장이 새 정부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일종의 ‘시그널’로 비칠 수 있다.
 
한 청장은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선정 제외나 유예, 납기 연장을 통해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세청과 연관이 거의 없는 자리에 굳이 국세청장을 출석시켜 오해를 사지 않는 게 좋겠다. 국세청의 전임 청장들은 “국세청이 자주 조명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할 일을 묵묵히 하면서 합당한 평가를 받으면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하남현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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