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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인생 2막 열자” … 약초재배부터 산림경영까지 ‘열공’

전남 장성 편백치유의 숲에서 산림아카데미 최고경영자 과정 교육생들이 맨발로 산림치유지도사(가운데)의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남 장성 편백치유의 숲에서 산림아카데미 최고경영자 과정 교육생들이 맨발로 산림치유지도사(가운데)의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장성군 북이면 ‘장성편백 치유의 숲’. 이곳은 ‘대한민국 조림왕’으로 불리는 임종국(1915~87) 선생이 1956년부터 20여년간 편백 등을 심어 조성했다. 편백 157㏊, 삼나무 67㏊, 낙엽송 27㏊ 등이 우거져 있다.
 
이날 이곳에서는 산림교육이 한창이었다. 한국산림아카데미(산림아카데미)가 운영하는 산림최고경영자과정 교육생 4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국립장성숲체원 소속 정혜정(54) 산림치유지도사의 설명을 들었다. 정씨는 모양이 비슷한 나무와 야생초의 구분법, 산림치유 레크리에이션 동작 등을 알려줬다.
 
“편백과 삼나무는 모양이 비슷해 구분이 어렵습니다. 잎 모양이 편백은 납작하고, 삼나무는 뾰족합니다. 편백은 4월에, 삼나무는 8월에 각각 꽃이 핍니다….” 친절한 해설이 이어졌다.
 
산림아카데미 조연환 이사장은 현장에서 “산림을 생업 수단으로 삼는 일은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며 “기르려는 작목은 물론 산의 특성까지 알아야 하므로 귀농·귀어보다 훨씬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2004년부터 1년 7개월간 산림청장을 지냈다.
 
이날 교육생은 대부분 나무·산야초(야생초)·산나물 등을 재배하며 인생 2막을 준비하려는 예비 귀산촌인이다. 대부분 직장에서 퇴직한 뒤 귀산촌을 하려는 사람이지만 부업으로 산을 가꾸려는 변호사·중소기업 대표 등도 있다.
 
대전에 있는 산림아카데미는 2010년 설립됐다. 조연환 이사장 등을 중심으로 귀산촌 희망자에게 산림경영 기술과 산림정책 등을 교육하기 위해 만들었다. 산야초, 임산물, 조경수 재배법을 가르치고 수목장·분재 기술과 산림치유, 숲해설 요령도 알려준다. 산림아카데미 안진찬 원장은 “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귀산을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산림아카데미 산림최고경영자과정은 매년 2월 70~90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이듬해 3월까지 160시간(25주) 교육한다. 올해에는 76명이 등록했다. 3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연간 교육비는 380만원이다. 교육은 주로 전국 산림 현장을 찾아가 실습 위주로 진행한다. 산림아카데미에는 조경수 재배기술과정 등 7주 단기 과정 프로그램도 있다.
 
충북 음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교육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음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교육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23일 충북 음성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산림최고경영자과정 산야초 재배기술 강의가 열렸다. 특작과학원 김영국 박사는 황기·당귀 등 재배법을 설명했다. 김 박사는 “황기가 잘 크려면 물이 잘 빠지는 토질과 가파른 지형이 좋다. 강원도 정선·평창에는 이런 지형이 많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은 “황기는 뿌리에만 약효가 있나요. 잔뿌리가 많거나 없는 황기의 차이는 무엇 인가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는 김종국(59·울산시 울주군)씨는 “퇴직하면 버섯·더덕·도라지 등을 재배하고 싶다”며 “교육내용도 알차지만 전국에서 온 다양한 직업의 교육생끼리 주고받는 정보도 유익한 게 많다”고 말했다.
 
산림아카데미는 다양한 임산물 재배 기술도 가르친다. 예를 들어 산양삼의 경우 해발 600~800m의 북동향 계곡이 재배환경으로 알맞다고 한다. 야생화는 1~2년생 보다는 다년생 초가 기르기 쉬우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비료는 가급적 뿌리지 않는 게 좋다.
 
장성·음성=김방현·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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