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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앵글] ‘EU와 이혼’ 조여오는 불안감 … 영국 성장률 유로존 밑돌아

브렉시트 국민투표 그후 1년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다’(재무부)
 
‘브렉시트 결정이 나도 파운드화 가치는 거의 변동이 없을 것이다’(브렉시트 지지자들)
 
지난해 6월 23일 유럽연합(EU) 잔류·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 전에 이처럼 서로 엇갈린 경제전망이 나왔다. 재무부는 브렉시트 결정이 곧바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내다 봤다. 반면에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오히려 경제에 이득이 될 거라고 맞받아쳤다.
 
영국 유권자들이 무역의 절반 정도를 의존하는 교역파트너 EU에서 탈퇴하겠다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지 일 년이 지났다. 이런 민의는 이제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 가난해지려고 브렉시트를 결정한 것이 아닌데 하는 불만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2016년 하반기 영국 경제는 가계 소비 주도로 성장세를 유지해 국내총생산(GDP)이 1.8% 증가했다. 브렉시트 투표 후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계속하여 성장세가 이어졌고 이 기간 실업률도 4.9%에서 4.6%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다른 경제지표도 전반적으로 어둡다. 올해 1분기 영국 경제는 전분기 대비 0.2% 성장에 그쳤다. 일부 전망에 따르면 영국 경제는 유로존보다 올해 및 내년도 성장률이 낮다. 작년 6월 0.5%에 불과했던 물가 상승률은 2.9%(2017년 5월 말 기준)로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 2%를 훨씬 초과했다.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던 가계는 지갑을 닫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영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국인들은 가처분 소득(총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장 지출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의 1.7%만 저축했다. 1963년 이 통계를 시작한 후 최저치다.
 
13개월 전 국민투표 결정 때와 비교해 지난달 말 파운드화는 미 달러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16%, 14% 가치가 떨어졌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지난해 국민투표 전에 실시된 설문조사를 보면 영국 유권자들의 절반이 브렉시트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들은 EU 다른 회원국 시민들이 자국으로 너무 많이 몰려와 복지를 빼앗았다고 여겼기에 이민을 통제하고, EU가 앗아간 여러 가지 정책권한(통상과 이민정책 등)을 환수하기 위해 EU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영국과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이하 EU 27)간의 브렉시트 협상 진척과 그 결과가 앞으로 영국 경제에 계속하여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의 정치적 여건은 좀 꼬여간다.
 
지난달 8일 조기 총선에서 영국 집권 보수당은 사실상 패배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더 많은 의석을 얻어 브렉시트 협상의 재량권을 확보하려고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선거 전보다 12 의석이 줄어들어 집권 보수당은 제1당의 자리를 지켰지만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본과 노동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게 EU 단일시장이고 여기에 접근하려면 회원국 시민들의 자유이동을 허용해야 한다. 단일시장 접근과 자유이동은 불가분으로 어느 하나만 가질 수는 없다. 영국이 이민을 통제하려면 EU 단일시장 접근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경성 브렉시트(hard Brexit)’는 단일시장은 물론이고 관세동맹에서 탈퇴, EU와 새로운 경제 및 비경제 관계를 맺기까지 과도기를 두지 않는다. 경제에 그만큼 충격이 클 수 있다. 장점은 미국·호주 등 비EU회원국과 새로운 통상협정을 신속하게 협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대 교역파트터 EU 시장 접근이 어려워지면 영국 경제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고 비EU회원국들과 신속하게 FTA를 거의 동시에 체결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확실한 EU시장을 두고 불확실한 다른 시장을 잡아 교역을 확대하는 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물론 이민통제는 가능하다.
 
반대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게 ‘연성 브렉시트(soft Brexit)’다. 단일시장 잔류도 가능하고 EU 탈퇴 후에도 EU예산을 납부할 수 있다. 자유이동도 일부 허용하나 회원국 시민들이 너무 많이 몰려올 경우 이동을 제한할 수 있다(EU와 유럽경제지역 EEA 관계를 맺고 있는 노르웨이가 두 가지를 다 적용받음).
 
EU와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까지 2~4년 정도의 과도기를 두는데 이 기간중에 영국은 EU예산을 계속하여 납부하고 사실상 EU 회원국으로 EU 조약이나 규정을 지킨다. 지난달 조기 총선에서 제1 야당인 노동당이 약진한 것은 EU 잔류를 지지하는 20대 청년을 투표장으로 끌어 들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EU잔류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연성 브렉시트를 원한다.
 
영국과 EU27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1주일 정도 협상을 벌인다. 17일 2차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되었다. 10월까지 탈퇴 협상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충분한 진전이 있어야” 과도기나 신관계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이 EU의 일관된 목소리다.
 
내년 3월까지 과도기가 합의되지 않으면 영국에 있는 외국기업들(EU와 비EU)의 이주가 급증할 것이다. EU 단일시장 접근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게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경성 브렉시트로 간다면 영국 경제는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내년 10월까지 탈퇴 협상을 매듭지어야 2019년 3월 말 브렉시트가 현실이 된다. 탈퇴 의향서를 제출한지 2년 안에 탈퇴를 마무리해야 하고 연장하려면 다른 EU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기에 시간은 EU27에 유리하다.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안쌤의 ‘유로톡’ 제작운영자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안쌤의 ‘유로톡’ 제작운영자

선선한 가을이 되면 브뤼셀에서의 브렉시트 협상은 점점 더 열기를 띄어 갈 것이다. 이 협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영국과 EU27의 협상 전략분석과 협상 추이가 국제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차후 과제다.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안쌤의 ‘유로톡’ 제작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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