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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은 휴가가면 안되나요?”…휴가 규정은 이렇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여름 휴가는‘언감생심’이다. 
 
지난 1월 금융권에 입사한 박모(28)씨의 이번 여름 휴가는 3일이다. 인사 담당자는 박씨에게 “신입사원은 휴가가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3일 정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석유화학 기업에 입사한 2년차 직장인 김모(29)씨는 “입사 첫해는 휴가가 없고, 이듬해 휴가가 생긴다고 들었다”며 “지난해 회사 ‘배려’로 쓴 4일을 제외한 일수만 올해(2년차) 휴가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내기 사원들에겐 남의 일 같았던 휴가에 대한 궁금증이 신입사원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법규와 노동 현장의 실상을 짚어 봤다.   
 
신입사원에게는 여름 휴가가 없는 것인가?
 
신입사원도 휴가가 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회사)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줘야한다. 법적으로 근무 기간이 1년이 안될 경우에는 1개월 마다 1일씩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도 1개월 근무 시 유급휴가가 하루씩 발생한다.  
 
올해 1월 입사한 경우 7월 현재 몇일의 휴가를 쓸 수 있을까?
 
올해 1월 입사한 박씨의 경우를 보자. 박씨가 이달 말까지 80% 이상 출근했다면 7일의 휴가를 쓸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올해 이 휴가를 사용하면, 내년 연차휴가 15일에서 올해 사용한 날만큼 빼야한다. 내년 1월, 입사 1년이 되는 시점에 박씨에겐 1년 근무시 발생하는 15일의 연차휴가에서 올해 사용한 7일을 제외한 8일의 연차휴가만 남는다. 만약 박씨가 올해 최대 12일의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한다면, 내년에는 쓸 수 있는 연차 휴가가 3일만 남는다. 
 
그렇다면 인턴에게도 휴가가 있을까?
 
법대로라면 인턴도 휴가가 있다. 근로기준법은 1년 이내 기간제 근로자도 1개월 근무시 1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한다고 명시, 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인턴도 1개월에 1일씩 유급휴가가 발생한다. 
 
다만 인턴이나 계약직의 경우 아예 규정을 모르거나 후에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잘 쓰지 못한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2개월 인턴을 한 김모(24)씨는 ”2개월 근무하면 이틀 휴가가 생기는 것도 몰랐고, 알았더라도 괜히 눈치가 보여 못썼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많은 피서객들. 신입사원에게 휴가는 '언감생심'일까. [중앙포토]

지난 1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많은 피서객들. 신입사원에게 휴가는 '언감생심'일까. [중앙포토]

 
법이 보장한 연차 휴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근로기준법 자체의 허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신입사원의 휴가발생 요건으로 ‘계속근로기간 1년’을 적용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한다. 
 
노무사회 대외협력이사 이관수 노무사는 “법이 1년이란 요건을 정한 바람에 인사실무자들은 신입사원에게 휴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입사 첫 해 휴가 보장이 거의 안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같은 문제가 지적돼 1993년 휴가 요건인 계속근로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해 6개월 이상 일한 사람에게 10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보장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독일은 입사 6개월째부터 법정연차 24일을 보장한다.  
 
국내에서도 법 개정 움직임은 있었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시민 1789명의 입법제안으로 1년 미만 근로자의 유급휴가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하고 1년차 최대 12일, 2년차 15일의 유급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도 지난 4월 국제노동기구(ILO)기준에 맞게 6개월 근무 시 연차 휴가가 발생하도록 하고, 입사 2년째 연차휴가에서 전년도 휴가일수를 제외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계류중이다.
 
휴가에 인색한 기업문화도 벽이다.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들의 평균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15.1일, 평균 사용일 수는 7.9일로 사용률은 52.3%에 불과하다.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제약 요인으로는 ‘직장내 분위기’가 44.8%를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2년차 이상 직장인들도 법으로 보장된 휴가를 다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입사원이 휴가 권리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순 교수는 “휴가를 지난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가 규정을 명확히 하는 것 이외에도 유럽처럼 앞으로의 업무 생산성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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