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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상담소] 중3 딸 부쩍 피곤해하고 짜증, 밥도 잘 안 먹는데 …

Q. 중3 딸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요즘 부쩍 피곤해하고 짜증을 냅니다. 갑자기 말수가 줄고 방 안에 혼자 있으려 합니다. “입맛이 없다”며 아침밥도 자주 거르고요. 아이가 “별일 없다”고 해서 처음엔 사춘기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가까이 이러니 혹시 우울증은 아닌가 걱정입니다.(김모씨·43·서울 강서구)
 
식사·수면 습관 갑자기 달라지면 눈여겨봐야 …2주 이상 갈 경우 우울증 위험 '빨리 진찰을'
 
A. 청소년은 성인보다 인지·사고 능력 발달이 미숙합니다.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 서툽니다. 우울한 기분이 반복돼도 잠깐의 짜증 정도로 치부할 때가 많죠. 청소년 우울증은 겉으로 잘 안 드러납니다. 가면 속에 감춰진 ‘가면(假面) 우울증’이라고도 합니다.
 
평소와 달리 아이가 사소한 일에 짜증 내거나 울음을 터뜨릴 때도 있지요.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방에만 있으려 하기도 하고요. 으레 부모는 ‘사춘기구나’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징후를 흘려 넘겨선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자료: 질병관리본부(2016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전국 중·고등학생 6만5528명)

※자료: 질병관리본부(2016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전국 중·고등학생 6만552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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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유 없이 두통·복통 등 신체 증상을 호소하면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건호 경희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수면과 식습관이 갑자기 변했다면 눈여겨봐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평소와 달리 잠을 과하게 자거나 반대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입니다.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폭식하는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례도 많습니다. 부모와 대화하다 자주 멍해지거나 금방 끝낼 숙제를 평소보다 두세 배 오래 붙드는 게 그런 경우죠.
 
반 교수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라”고 권합니다.
 
자녀가 우울증 진단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부모가 너무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충고합니다. 조은문 강남서초Wee센터 실장은 “‘어떡해?’ ‘괜찮니?’하며 너무 과한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내가 엄마를 걱정하게 했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불안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반대로 “뭘 그런 일로 힘들어해”라며 경시하는 태도 역시 금물입니다. 아이의 입을 닫게 만듭니다. “무슨 생각이 들었니” “어떻게 하고 싶니”라고 물으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대화를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청소년 중 우울감을 자주 느끼는 학생 비율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특히 여학생이 더 우울감을 느낀다고 하네요.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중·고등학생 6만5528명에게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픈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여학생은 30.5%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남학생(20.9%)보다 높습니다.
 
청소년 우울증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대화’입니다. 최정인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부장은 “무엇보다 아이의 말에 공감하고 경청하는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부모가 자녀와 대화할 때 ‘괜찮아’ ‘고마워’ ‘사랑해’ 등 긍정적인 말을 자주 사용해 보라”고 충고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우울한 마음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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