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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구글·페북이어 텐센트까지 … IT 공룡들, 온라인 유통 진격

# 올 5월 말, 고급 디자인·패션 업계는 술렁였다. 버버리와 까르띠에·롱샴 등과 같은 고급 브랜드가 중국 최대 메신저인 위챗에 입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이는 9억 명의 위챗 사용자를 확보한 텐센트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얼마나 큰 위상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텐센트는 위챗에 연계한 쇼핑플랫폼 위챗스토어를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키워왔다. 또 지난해 중국 2위 전자상거래 회사 징둥닷컴의 지분을 21%로 늘리고, 최근 중국의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인 ‘좐좐’을 인수하기도 했다.
 
#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88억1000만 달러(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해 사이 51%나 뛴 수치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확대한 쇼핑 관련 서비스를 이익 증대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페이지에 ‘샵(shop)’ 섹션과 ‘마켓 플레이스’ 기능을 추가했다. 사업자나 개인이 페이스북 안에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기능이다. 페이지 내 결제 및 P2P(개인 간 거래) 송금 기능을 통해 페이스북을 나가지 않고도 결제가 완료될 수 있도록 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텐센트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네이버와 카카오도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당장 눈앞의 광고 수익도 문제지만 길게 보면 생존이 걸린 몸부림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검색과 사교(소셜미디어), 쇼핑의 경계가 무너진 지는 오래다. 래리 슈미트 구글 회장은 이미 2012년에 “우리의 경쟁 상대는 야후가 아니라 아마존”이라고 선언했다. 검색 고객을 넘어 쇼핑 고객을 잡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당시에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이후 구글은 공격적으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키웠다. 2014년 아마존의 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 익스프레스’를 도입했다. 이듬해엔 검색 뒤 버튼만 누르면 쇼핑을 할 수 있는 ‘바이온구글’ 서비스를 선보였다.
 
정통 전자상거래 업체가 아닌 페이스북과 구글이 ‘검색(광고)부터 결제·배송까지’ 한번에 해결되는 쇼핑 서비스를 속속 내놓는 이유는 뭘까. 일단 광고 수익이 큰 원인이다. 디지털 광고는 철저히 실적 기반이다. 단순히 검색이나 노출이 많이 된다고 광고 단가가 오르는 게 아니다. 광고가 실제 상거래로 이어지는 비율, 즉 ‘쇼핑 전환률’이 가장 중요하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부 교수는 “냉장고를 사려는 소비자가 구글에서 상품은 실컷 검색해놓고 살 때는 아마존에서 산다면 광고 수익은 아마존이 싹쓸이하는 것”이라며 “구글이 쇼핑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쇼핑 콘텐트를 확보하지 못한 검색 사이트나 소셜미디어는 플랫폼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쇼핑 서비스가 원활한 플랫폼엔 판매자가 몰리고, 판매자와 상품이 많으면 소비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반대로 쇼핑 관련 콘텐트가 부실하면 경쟁 사이트로 이용자를 뺏길 가능성이 크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길목이 좋으면 자연스레 장이 서는 것이나, 장이 서야 사람이 오가는 원리가 인터넷 시장서도 마찬가지”라며 “좋은 길목인데도 장이 서지 않으면 다른 목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빅데이터 시대엔 전자상거래를 통해 쌓이는 데이터 자체가 돈이다.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샅샅들이 읽어내고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IT 기업에게 가장 ‘돈되는’ 정보는 ‘누가 무엇을 사는가’이다.
 
미디어 플랫폼 전문가인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어떤 소비자가 어떤 제품에서 실제로 지갑을 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제 정보는 정보 중에서도 최고급 정보”라며 “그런 의미에서 미국 소비자에 대해 가장 잘아는 기업은 아마존”이라고 말했다.
 
국내 IT 대기업들도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네이버는 5월 쇼핑 플랫폼 ‘스토어팜’을 개편해 판매자 편의 서비스를 확충했다.
 
2012년 오픈마켓 ‘샵N’을 열었다가 “온라인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에 철수한 바 있는 네이버는 스토어팜 상인들에게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고 검색 및 광고, 결제 수수료만 받는다.
 
쇼핑 사업과 관련한 네이버의 가장 큰 무기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다. 2015년 선보인 네이버페이는 올 1분기 거래액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08% 성장했다. IT 기업들의 숙원이 ‘검색부터 결제까지’라면, 네이버는 검색과 결제라는 쇼핑의 두 길목을 모두 잡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이용자가 확대되고 있는 삼성페이를 무기로 ‘삼성페이 쇼핑’ 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결제 서비스가 쇼핑 시장서 가지는 권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카카오는 올해 중으로 ‘카카오톡 스토어’를 열고 상품 홍보부터 상담, 결제까지 한곳서 해결하는 쇼핑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강정수 대표는 “IT 기업들이 앞선 기술이나 편의 서비스로 쇼핑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혁신의 일환”이라면서도 “다만 기술 혁신이 아니라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자를 견제하지는 않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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