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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 청소해 … 말만 하면 되는 AI 아파트

KT의 ‘기가지니 아파트’ 플랫폼이 적용된 AI 아파트는 음성을 인식해 집 안팎 을 제어한다. [사진 KT]

KT의 ‘기가지니 아파트’ 플랫폼이 적용된 AI 아파트는 음성을 인식해 집 안팎 을 제어한다. [사진 KT]

“지니야, 거실 조명 켜줘.”
 
지난 14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롯데캐슬블루오션’ 아파트. 거실 소파에 앉아 내뱉은 말 한마디에 인공지능(AI)이 즉각 알아듣고는 조명을 켰다. 다시 “꺼줘”라고 말하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라고 하더니 1초도 안 돼 조명이 꺼졌다.
 
올 8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는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와 홈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국내 최초 AI 아파트다. 단지 내 381가구에 기가지니 아파트 플랫폼이 제공돼 입주민 모두 음성으로 집 안팎 구석구석을 제어할 수 있다. 김근영 KT 홈IoT사업담당 상무는 “기존 스마트홈은 월패드(조명과 난방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단말)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야만 작동했지만, 여기서는 이런 터치 사용자인터페이스(UI) 대신 음성 인식으로 모든 걸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와 ‘대화하듯’ 먼저 말을 걸고 나면 기가지니와 연동된 TV 화면이 ‘대답’을 해준다. “엘리베이터 불러줘”라고 말한 후 기다리니 잠시 후 현재 층에 도착했다는 팝업창이 떴다. “청소로봇 청소 시작”이라고 했더니 로봇청소기가 등장해 청소를 시작했다. IoT와 연동이 가능한 가전기기를 구입하면 이 아파트 안에선 이처럼 음성으로 일을 시킬 수 있다. “우리 집 상태 어때?”라고 묻자 AI가 이번엔 TV 화면에 공기 질과 에너지 사용량, 방문자 이력 등을 조회해 보여줬다. 공기 질이 나쁘게 나오면 “공기청정기 켜줘”라고 말만 하면 된다. 이번 달 전기·가스·수도 사용량 등은 이웃집 평균 사용량과 비교해 볼 수 있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
 
“방문자 보여줘”라고 명령하면 오늘 하루 현관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던 방문자들 사진을 찍어 보여준다. 보안에 신경을 쓰는 가정일수록 유용하다. 도둑이 들었을 때 역시 감지해서 큰소리로 경보를 발령한다. 집안 시설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번거롭게 관리사무소를 찾을 필요가 없다. “아파트 보수 신청해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접수 처리된다. 택배를 받아볼 때도 “아파트 택배 알려줘”라고만 하면 AI가 택배보관함에 택배가 도착했다고 그때그때 알려준다. 집안이 추울 때는 “온도를 몇 도까지 올려줘”라고 하면 정확히 해당 온도까지 난방 시스템을 가동해준다.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로 명령해도 문제없다. AI가 미묘하게 달라진 발음과 억양을 알아듣는다.
 
KT는 올 연말까지 AI 아파트를 전국 5만 가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구 수성구, 광주 광산구 등지에서 시행사인 KT에스테이트 주도로 단지 구축이 진행 중이다. 
 
부산=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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