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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신세된 친환경 ‘석탄가스 발전’ … 탈원전 잘 될까

태안발전소의 IGCC 플랜트. [사진 두산중공업]

태안발전소의 IGCC 플랜트. [사진 두산중공업]

충남 태안군 태안항 바로 옆 서부발전 태안발전소. 미세먼지를 내뿜는 석탄화력 발전소들이 몰려 있는 서해안이지만, 이곳에는 일반 화력 발전소에는 없는 100m 높이의 거대 플랜트가 솟아있다. 석탄에서 가스를 분리해내는 가스화 설비다. 석탄에 열과 압력을 가해 합성가스를 추출한 뒤, 이를 연료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먼지와 질소산화물(NOx)·황산화물(SOx) 등 다량의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석탄을 청정에너지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교토의정서 채택과 원유가격이 크게 오른 2000년대 중반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부의 국책과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12일 방문한 이 발전소의 높이 솟은 굴뚝에는 아무런 연기도, 수증기도 나오지 않았다. 계획예방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전력 수요가 나날이 오르는 가운데 휴지기를 가진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지난해 8월 준공해 가동한 기간은 고작 9개월. 설비 관리 인력들만 일부 눈에 들어올 뿐 발전소에서 온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그간의 가동률은 50% 수준이었다고 한다.
 
왜일까. 친환경에너지 이용 차원에서 IGCC를 개발했지만, 정부의 전력수급 원칙이 여전히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하고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합리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발전 가격체계도 한몫하고 있다.
 
석탄가스화 발전 구조도

석탄가스화 발전 구조도

IGCC를 포함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퍼지기 어려운 첫째 이유는 낮은 경제성이다. 투자비보다 전력 생산량이 떨어지고 생산단가가 높아 발전사들로서는 선뜻 신재생 발전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신재생공급인증서(REC) 제도를 도입했다.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사업자에게 정부가 많은 보조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중치가 1.5인 태양광 발전소가 의무공급량인 2MWh의 전력을 생산했다면 3MWh의 친환경 발전을 한 것으로 인정해준다. 실제 생산량을 초과한 1MWh의 REC는 다른 발전소에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REC 가중치가 0.5인 발전소가 2MWh의 전력을 생산했다면 친환경 발전을 1MWh만 한 것으로 인정한다. 부족한 1MWh는 친환경 발전설비를 추가 설치하든가, REC를 사와야 한다.
 
그러나 가중치 산정이 신재생발전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IGCC의 REC 가중치는 0.25로 모든 신재생 전력원 중 가장 낮다. 1000㎾의 전력을 생산하면 250㎾만을 친환경 발전으로 인정해준다는 뜻이다. 그나마 의무 공급량의 10% 이내의 발전량에 대해서만 공급인증서를 발급한다. 올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는 3.5%. 태안발전소의 IGCC가 아무리 많은 친환경 전력을 생산해도 0.35% 밖에 친환경 전력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IGCC가 RPS 이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안되도록 제도가 묶어놓은 셈이다.
 
서부발전 IGCC발전처의 이정수 발전운영실장은 “구조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할 수 없으며 REC를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비해 폐목재나 나무껍질·우드팰릿(톱밥 등을 원통형으로 뭉친 소재)을 100% 발전원으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경우 REC 가중치가 1.5다. 친환경 발전인 태양광과 비슷하거나 높다. 전력회사로서는 발전단가가 낮은 바이오매스를 팔아 높은 수익을 벌고 REC까지 팔 수 있어 일석이조다. 남동발전이 영동 1호기 등 수명이 다한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를 최근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전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종의 역차별인 셈이다.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회사 관계자는 “친환경이라는 RPS 제도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다른 발전원보다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는 바이오매스에 지원이 아닌, 패널티를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IGCC나 LNG 등 기체연료는 발전효율이 42%로 석탄화력발전보다 2~4% 높다. 효율이 높다는 것은 발전 과정에서 연료의 에너지 소실이 적고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는 뜻이다. 효율이 높은 친환경 전력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전력원이 많이 있지만 경제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탈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려면 원가 산정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접근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안=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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