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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영수증’으로 뜬 26년차 개그맨 김생민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만난 방송인 김생민 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만난 방송인 김생민 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6년 차 개그맨 김생민(44)은 여태껏 대중들에게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 혹은 재테크 전문가로 불렸다. 예능이나 개그 프로그램 출연 없이 21년째 ‘연예가중계’의 리포터를 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요즘 팟캐스트에서 김생민은 누구보다 ‘핫’한 웃음꾼이다. 그는 청취자들이 보내온 영수증을 보고 경제 조언을 해주는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숨겨왔던 입담을 선보이며 ‘스뜌삣(Stupid)’, ‘알러빗(I love it)’과 같은 유행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생민은 “우리 연배는 SBS ‘미운 우리 새끼’ 같은 예능에 나와야지 ‘그래도 떴구나’ 하는데 주위에서 화제가 됐다고 하니까 어안이 벙벙하다”며 “선배 송은이와 김숙이 ‘누구 탓하지 말고 스스로 우리 무대를 만들어보자’며 3년 전 시작했던 팟캐스트 ‘비밀보장’에서 경제 자문을 하라고 해서 한 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50분 방송하는데, 1시간 정도만 녹화한다”며 “대본도 없이 청취자들이 보내준 영수증만 1시간가량 공부하고 녹화에 들어가는데 이런 방송 살다 살다 처음 봤다”고 말했다.
 
1992년 KBS 특채로 개그맨이 된 그는 성실함 하나만큼은 2등이라면 서러울 정도로 정평 나 있다. KBS ‘연예가중계’, MBC ‘출발 비디오여행’, SBS ‘동물농장’ 등 지상파 대표 장수프로그램에 각각 21년, 20년, 17년씩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굵직한 수입 없이 10년 동안 10억원을 모으며 재테크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 성실함 덕분이었다.
 
김생민은 “운 좋게 데뷔는 했는데 무대 울렁증이 심했다. 93년 KBS ‘한바탕 웃음으로’의 봉숭아학당에 똘똘이 스머프 학생으로 출연했는데 6개월 동안 다 편집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잘릴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아끼고 모으다보니 어느새 재테크 전문가로 불리더라”고 말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그는 껌과 사탕을 산 청취자의 영수증을 보고는 “껌은 친구가 하나 줄 때, 사탕은 음식점에서 나올 때 먹는 음식”이라거나 커피 영수증을 보고서는 “우리 다 같이 커피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며 사소한 것에 정색해 웃음을 자아낸다. 김생민은 “어릴 때 집이 가난해 검소함이 체질이 됐다”며 “얼마를 넣었든지간에 92년부터 자동이체 적금을 단 한 달도 빼 먹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실제 무작정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는 “돈을 평생 모아도 집 하나 마련하기 쉽지 않은 청춘들에게 나는 함부로 조언할 자격이 없다”며 “‘영수증’에서는 재미를 위해 자극적으로 아끼라 말하는데 이를 좋아해주니 그저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김생민은 ”지난 25년 너무 주눅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TV 방송 쪽으로는 자신이 없었다“며 “50이 다 돼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는데 도전보다는 그저 누군가를 웃길 수 있다는 사실에 신이 나는 요즘이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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