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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물관리 정책은 효율성부터 생각해야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플랜트공학과 교수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플랜트공학과 교수

조선 1441년 세종대왕은 농업·생활 등에 활용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를 발명했다. 이듬해에 바로 전국적으로 설치해 비가 내리기 시작한 시간과 그친 시간, 강우량을 측정했으니 우리나라 과학적 물관리 일원화의 시초는 세종이 아닌가 싶다.
 
이번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 조치는 환경부의 수질업무와 국토교통부의 수자원업무를 하나로 만들어 환경부에서 수량과 수질을 연계 관리하고, 자연재해 또한 예방한다는 것이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는 총 239억㎥의 물을 이용하고 있는데 32%는 생활용수, 11%는 공업용수, 큰 비중을 차지하는 57%는 농업용수로 쓰고 흘러나간 물들로 인해 하천을 오염시키는 수질관리, 나아가 국토환경관리가 보편적 국민 물복지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 이번 환경적 물관리 일원화로 현재의 4대 강 보들을 잘 운영하면 녹조현상이 해결될 수 있을까? 보를 없애고 원래대로 되돌리면 되는 걸까? 아무리 보 운영을 잘하고, 원래대로 복원시킨다 해도 수량과 수질을 모두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을 새겨봐야 한다. 상류의 물이 흐리면 하류의 물은 당연히 흐려질 수밖에 없다. 보 운영에 의한 수질 개선은 물관리의 하책에 해당된다. 물관리의 상책은 상류에서부터 깨끗하고 풍부한 물이 그대로 하류로 흘러가 모여야 하는 것이다. 이제 수량·수질이 일원화되면, 수질오염의 근본 원인들을 찾아 치유하면서 4대 강 보의 철거 문제는 좀 더 운영해 보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2014~2015년 중부지방의 2년 연속 극심한 가뭄으로 소양강댐·충주댐 등이 텅 비어 수도권마저 제한급수 바로 직전까지 간 상황을 생각하면, 앞으로 닥칠 수도 있는 3년 이상의 ‘메가 가뭄’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제 환경부는 녹조와 가뭄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 상충되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생각해 보자. 수질은 그동안 환경부가 각종 규제제도를 활용해 왔으나 하천으로 흘러드는 농업 비점오염(배출 지점을 특정할 수 없는 불특정 오염), 축산폐수에는 한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수질오염 해결 노력으로 환경단체가 나서 감시하는 사회적 활동도 중요하지만 환경부(2013년 기준)가 매년 걷어들이는 물이용부담금(8333억원), 환경개선부담금(6839억원), 수질개선부담금(109억원) 등의 지출효과를 따져보고 하수도 개선, 특히 농업과 축산 배출환경 개선에 보다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가뭄 해결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작은 하천들에서 물이 모이고 모여 사계절 흐를 수 있도록, 100년을 내다보는 국토관리 정책의 재수립이 필요하다. 20~30년 전만 해도 시냇물 흐르던 하천이 말라가는, 하천 건천화 현상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의 2010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국가하천은 28.6%, 그중에서 낙동강은 53.3%가 심각한 건천화 상태를 보였으며, 특히 본류보다는 54%의 지류 건천화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러니 평년에도 댐으로의 유입량이 적어지면서 약간의 가뭄에도 수량과 수질 모두 매우 취약하게 되는 것이다. 2012년 이후부터는 건천화가 더 심해지면서 전국 하천이 바짝 말라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보이지 않는 재해처럼 진행된 하천 건천화를 막으면서 평상시에도 풍부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림 간벌, 토양침식 방지, 지하수 남용관리, 도시 저영향개발(LID) 적용 등의 지속가능한 국토관리 정책 수립 및 실행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국토부의 수량과 환경부의 수질 일원화에 의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녹조와 같이 눈에 보이는 물을 근거로 한 사후대응적 하천 물관리가 아닌, 상류 유역의 증발산 손실, 비점오염, 지하수 남용 및 오염 등과 같이 보이지 않는 물 문제를 해결함으써 녹조 원인을 원천 차단하는 선제적 국토 물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제대로 된 정부 물관리 일원화를 위해서는 국토부의 수량과 환경부의 수질뿐만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용수, 국민안전처의 소하천,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댐까지를 이야기해 왔다. 즉 하천관리의 일원화, 댐관리의 일원화, 용수관리의 일원화를 통해 신뢰받고 안전한 국민 물복지와 깨끗하고 풍부한 물환경을 이룬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물관리 일원화를 시작한 만큼 원래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통합 물관리 일등국가로 갖춰가기를 기대한다.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플랜트공학과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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