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week&] 어르신 90명 사는 동네, 아이들이 왜 늘 북적댈까

행복마을 ② 용인 학일마을
경기도 용인 남동쪽 산골에 재미난 마을이 있다. 원삼면 학일마을이다. 인구 90명에 불과한 이곳에 2016년에만 1만2000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오로지 농촌체험을 즐기기 위해서다. 학일마을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행복마을 ‘소득체험’ 부문 입선 마을로 선정됐다.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오전 경기도 용인 학일마을에서 황토 천연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오전 경기도 용인 학일마을에서 황토 천연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학일저수지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김경록 기자

학일저수지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김경록 기자

 
학일마을 인구는 90명이 전부인데 그나마도 60대 이상이 80%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다. 2000년대 들어 마을 주민들은 고민에 빠졌다. 벼농사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농촌체험 프로그램이었다. 2008년까지는 지지부진했다.
 
방문객이 1000명을 넘어서며 탄력을 받기 시작한 건 2009년이다. 마을과는 어떤 연고도 없는 한 사람이 귀촌하면서다. 현재 마을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시연(61)씨 이야기다. 국방부에서 일하다 은퇴한 김씨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문서를 다듬고 마을 운영시스템을 정비했다. 소극적이었던 주민들의 참여도 끌어냈다. 김씨는 “3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학일마을은 확실히 달라졌다. 2013년 이후 한 해 방문객이 1만 명 이상 찾고 있고, 체험 프로그램 수익은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학일마을 김시연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와 마을 주민들. [사진 학일마을]

학일마을 김시연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와 마을 주민들. [사진 학일마을]

 
지난 12일 아침 양지IC를 빠져나와 시골길을 약 30분 달리니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이어 대형 버스 3대가 마을 입구에 섰다. 안산 별망초등학교 1학년 학생 80명이 현장체험학습을 나왔다. 김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학일마을은 공장과 축사가 없는 청정마을이에요. 대신 반딧불이·가재·도롱뇽이 많아요. 농약을 안 써서 뱀도 많지요. 말 안 듣고 까부는 아이들만 골라서 문대요~.” 아이들이 꺅 소리를 지르더니 천방지축 행동을 멈췄다.
 
이들이 한 첫 번째 프로그램은 염색체험. 하얀 천을 받아든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고무줄을 이리저리 묶은 천을 황토물에 담가 15분간 주물럭거렸다. 아이들은 빨랫줄에 손수건을 널며 서로 제 것이 예쁘다고 으스댔다.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고추 따기 체험을 하기 위해 고추밭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고추 따기 체험을 하기 위해 고추밭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두 번째 체험은 고추 따기. 개망초 만개한 논길 약 200m를 걸어 고추밭으로 이동했다. 아이들은 고추를 따서 봉지에 담기 바빴다. “너희들 매운 고추 먹을 줄 알아?” 체험을 돕기 위해 나온 주민 오경환(68)씨는 기특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지켜봤다. 남예성(8)군은 “전 못 먹어요. 근데 엄마·아빠 드리려고 많이 따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학일마을에서 고추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학일마을에서 고추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학일마을에서 고추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별망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학일마을에서 고추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학일마을은 사계절 통틀어 약 40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내기, 벼 수확이 가장 인기여서 봄·가을이 바쁘다. 농촌체험 마을치고는 드물게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도 받았다. 다른 마을과 차별화한 오지 생존체험, 별자리 관측 등 이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체험객 80%가 어린아이지만 종종 기업에서도 찾는다.
 
농촌체험 말고도 학일마을이 자랑하는 게 있다. 바로 특산물이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담근 된장·고추장 등 장류와 가래떡은 용인시에서도 맛 좋기로 소문이 났다. 특산물 판매액만 한 해 1억원이 넘는다.
 
마을 주민들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2016년에는 독일식 농촌 별장 ‘클라인 가르텐’ 단지를 조성했다. 텃밭 100㎡(약 30평)와 복층형 별장 17동은 새로운 형태의 주말농장으로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여행정보
서울시청에서 학일마을까지는 68㎞, 약 1시간30분 걸린다.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20명 이상부터 가능하다. 체험비는 내용에 따라 1인 6000~2만2000원. 마을에는 식당과 숙소가 없다. 식사가 포함된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순 있다. 텐트 등 캠핑장비를 챙겨 가면 야영체험도 가능하다. 031-334-7991.
 
용인=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