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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의 도시 포항, 제약도시로 제2 도약 … 포스텍이 돕겠다

“철강도시 포항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포스텍이 돕겠습니다.”
 
11일 경북 포항시 지곡동 포스텍(POSTECH) 본관 3층 총장실에서 만난 김도연(62·사진) 총장은 “그동안 포항은 포스코로 대표되는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발전을 이뤄왔다. 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제약 분야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6년 설립된 포스텍(포항공대)은 올해 개교 31주년을 맞아 ‘가치 창출대학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가치 창출 대학이란 대학 본연의 역할인 교육·연구와 동시에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뜻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치 창출대학의 실현 방안으로 제약기업을 들여오기로 한 이유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주력해온 조선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100조원이다. 반도체가 400조원, 자동차가 1000조원 정도다. 이보다 더 큰 시장이 1200조원의 제약산업이다. 포스텍에 ‘방사광 가속기’가 있다. 빛을 이용해서 병든 세포를 들여다보고, 질병의 원인을 분석해낸다. 이럴 장비 등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하려는 기업들이 들어올 것이다.”
 
어떤 기업들이 오나.
"내년 말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완공되면 2025년까지 여러 제약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잘 알려진 노바티스와 항암제 전문 회사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약 이외에 다른 기업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있나.
"기업의 연구진을 학교에 모시기도 한다. 지난 5월부터 시행된 ‘산학일체교수제도’다. 포스텍의 교수지만, 대부분의 급여는 소속 회사에서 받는다. 연구 성과가 회사로 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연구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을 배우고, 창업 영감도 받는다.”
 
창업 지원은 어떤가. 말은 쉽지만 학생들 입장에선 실천이 어렵다.
"이제 100세 시대다. 기업에서 몇십년 일하다 노후를 보내던 시대는 끝났다. 졸업 후 기업에 다니다가도 창업 아이템이 떠오르면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 현재 조성 중인 ‘포스텍 펀드’는 포스텍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지원받을 수 있다.”
 
포스텍은 한 해 320여 명의 학부생을 선발한다. 작은 대학이지만 연구성과와 명성은 세계적이다. 올해 3월 영국의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THE)에서 실시한 ‘소규모 세계대학평가’에서 포스텍은 세계 3위를 차지했다. 혁신도 발빠르게 이뤄진다. 올해 입시부터 적용되는 ‘무학과 선발’이 한 예다. 학생들은 학과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입학한다.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려 연구소·벤처기업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적성을 파악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무학과 선발 신입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넓게 파야 깊이 들어간다. 처음에 인문학·기초과학·공학 등 다양하게 배운 후 한 분야에 파고들어야 한다. 수능성적에 맞춰 학과를 정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야 한다.”
 
김 총장은 포스텍이 ‘퍼스트 펭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펭귄들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추운 바다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바다표범 같은 포식자들이 도사리고 있어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 때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다른 펭귄을 이끄는 펭귄이 퍼스트 펭귄이다. 포스텍은 퍼스트 펭귄으로서 바다에 뛰어들 것”이라고 했다.
 
포항=글 백경서 기자,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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