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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전투기 성능 뺨치는 T-50, 동남아 넘어 미국 하늘 넘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생산 중인 T-50. T-50은 훈련과 경공격기로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고등훈련기다. 마하 1.5로 날며, 최대 4.5t의 무장을 할 수 있다. 비싼 가격임에도 성능이 뛰어나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생산 중인 T-50. T-50은 훈련과 경공격기로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고등훈련기다. 마하 1.5로 날며, 최대 4.5t의 무장을 할 수 있다. 비싼 가격임에도 성능이 뛰어나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정부가 사들인 FA-50은 축하비행에만 쓰이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6월 푸념을 늘어놨다. 필리핀 남부지역의 이슬람 무장 반군단체를 토벌하려면 헬리콥터나 수송기가 나은데 엉뚱하게도 전투기를 들여왔다는 생각에서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고등훈련기 T-50에서 파생된 경공격기다. 그러나 올 1월 첫 실전 배치 뒤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FA-50이 반군단체 거점 공습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해서다.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FA-50은 매우 뛰어나고 정밀했다. 국가 방위 행사엔 물론 실전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지난 4일 ‘필리핀 공군 70주년 기념식’에서 FA-50의 성능에 만족감을 표하고, 추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
 
FA-50과 이 기종의 모체인 T-50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KAI는 태국과 T-50 8대를 79억 바트(약 2660억원)에 판매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29일 계약을 체결한다. KAI는 2015년에 태국에 같은 기종 4대를 수출한 바 있다. T-50은 이라크와 인도네시아에도 각각 24대, 16대가 판매됐다.
 
KAI와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1997년부터 10년간 2조원을 들여 개발한 T-50은 무엇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등훈련기 중 가장 빠른 마하 1.5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기체 중량은 6.47t로 F-16의 77% 수준으로 가볍고, 제너럴일렉트릭(GE)이 생산한 ‘F404-GE-102’ 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FA-18에도 사용된다. 최신식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해 F-35나 F-22 등 최신예 전투기의 훈련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최대 항속거리는 2592㎞. 2005년부터 2011년 5월까지 3만1000여 시간 무사고 비행을 기록하는 등 안정성도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훈련기이면서도 뛰어난 경공격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T-50에는 공대지·공대공 미사일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개량형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정밀유도확산탄(SFW) 등 최대 4.5t까지 무장을 할 수 있다. 또 전자전 방어능력과 야간 작전 능력을 갖췄으며, 육·해군 간에 합동작전을 펼칠 수 있다. 필리핀 실전 투입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배경이다.
 
KAI 완제기수출실의 최상열 상무는 “훈련기부터 공격기까지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T-50은 F-22·F-35 등 차세대 전투기 훈련을 위한 최적의 훈련기로 평가 받고 있다”며 “현재 세계적으로 T-50 200여 대가 운용 중이며 성능과 안정성이 입증 됐다”고 말했다.
 
한 때는 뛰어난 성능이 오히려 수출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훈련기로서 성능이 과도하게 좋고, 대당 2500만 달러(약 280억원)인 가격도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싱가포르 수출에 고배를 들이키기도 했다. 그러나 전투기 구입에 큰 예산을 쓰기 어려운 동남아·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경공격이 가능한 훈련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주가 늘고 있다. KAI로서는 틈새 시장을 발굴한 셈이다.
 
T-50의 경쟁 기종으로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 러시아 야코블레프의 YAK-130, 중국 훙두(洪都)항공기공업그룹이 개발한 L-15 등이 꼽힌다. 하나같이 쟁쟁한 상대이다. 이탈리아와 러시아가 합작개발한 M-346은 이스라엘과 폴란드·싱가포르에서 T-50을 꺾고 고등훈련기로 채택된 기종이다. 하강시 아음속(음속보다 약간 느린 속도)을 내고, T-50과 마찬가지로 경공격기로 쓸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11월 페르시아만에서, 2012년 2월 이탈리아 쿠네오 인근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 측면에서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다.
 
Yak-130은 M-346의 원형인 모델로 구 소련 시절 개발이 시작돼 1996년에야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러시아 군과 알제리·리비아·베트남 등이 사용하고 있다. Yak-130 역시 경공격기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추진력과 무장 용량이 떨어진다. L-15 역시 Yak-130 기술에서 탄생한 고등훈련기로 중국이 자체 기술로 보완 발전시킨 모델이다. 최대 속도 마하 1.5로 T-50에 육박하지만 비행 안정성은 T-50이 한수 위다.
 
KAI 홍보실의 오동훈 차장은 “러시아와 이탈리아가 전투기 개발 경험이 많은 까닭에 한동안 T-50이 M-346에 고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군 관계자들은 물론 항공기 제조사 사이에서도 T-50의 평가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KAI는 T-50을 들고 미국으로 간다. 최근의 수주 성과와 시장의 좋은 평가를 토대로 미국 상공을 두들기기 위해서다. 미국은 올해 말 18조원 규모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을 추진 중이다. 1차 사업 규모만 350대에 달한다. T-50은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가 개발 중인 기체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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