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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24 스위스 못지않아! 미얀마 기차 여행

미얀마 여행자 사이에 인기 여행 코스인 곡테익 철교. 

미얀마 여행자 사이에 인기 여행 코스인 곡테익 철교. 

아찔한 협곡을 지나는 미얀마 기차 여행.

아찔한 협곡을 지나는 미얀마 기차 여행.

미얀마에는 유명한 두 다리가 있어요. 하나는 해질녘 풍경이 아름다운 만달레이의 우베인 다리, 다른 하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철교인 곡테익 철교(Gokteik Viaduct)에요. 이번 편에서는 후자인 곡테익 철교를 따라 아찔한 기차여행을 떠나보려고 해요. 곡테일 철교를 지나는 기차여행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기차여행 코스에요.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기차여행, 출발할게요!
핀우린역. 꼬부랑꼬부랑 미얀마어가 써진 역 간판.

핀우린역. 꼬부랑꼬부랑 미얀마어가 써진 역 간판.

야간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핀우린(Pyin Oo Lwin) 마을에 도착했어요. 핀우린은 해발 1070m 고지에 위치한 미얀마 북부의 대표적인 휴양 도시인데, 핀우린역은 만달레이~라쇼(Lashio) 구간 열차의 대표 역이에요. 일명 곡테익 열차로도 불리는 이 열차는, 중간에 높이 250m의 아찔한 곡테일 철교를 지나가 때문에 미얀마 여행자들에게 손꼽히는 여행코스죠. 하지만 하루에 각 방향 한 대만 운행하고, 만달레이역에서는 오전 4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출발역인 만달레이역보다는 핀우린에서 출발하는 것을 선호해요. 만달레이에서 핀우린까지 차로는 1시간 반이면 가는 거리인데, 기차를 타면 장장 4시간이나 걸리거든요.
핀우린에서 시포로 향하는 기차표.

핀우린에서 시포로 향하는 기차표.

핀우린에서 출발하는 곡테익 기차 여행은 보통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핀우린 역에서 기차를 타고 곡테익 철교를 지난 뒤, 그 다음역인 나웅펭(Nawngpeng)역에서 반대편 기차로 환승해서 돌아오는 당일치기 여행. 둘째는 핀우린 역에서 출발해 곡테익 철교를 지나 그 기차로 쭉 시포(Hsipaw)까지 가는 여행. 우리 부부의 다음 여행지를 시포마을로 정했기 때문에 시포행 티켓을 구입했어요. 원래는 전날에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방문한 6월은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당일에도 자리가 많더라고요.
역 직원이 일등석 열차(Upper Class)를 추천해줘서, 평소엔 엄두도 못 내는 1등석 열차를 예매했어요. 일등석 칸이 2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타고 보니 이게 과연 일등석인가 싶을 정도로 낡은 기차였어요. 일반석과 다른 건 딱딱한 좌석이 아닌 푹신한 좌석이라는 점 정도.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재떨이’‘당기세요’ 등 열차 칸 곳곳에 쓰인 한글이 눈에 띄었어요. 1970~80년대의 우리나라 기차를 수입해서 쓰나봐요. 신기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본인들이 30년 전 타고 다니던 기차와 똑같다며 재미있어 하셨어요. 30년의 시차를 두고 부모님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느낌이 새로웠어요.  
한국에서 쓰던 기차를 수입해서 쓰는 미얀마 기차의 1등석.

한국에서 쓰던 기차를 수입해서 쓰는 미얀마 기차의 1등석.

미얀마에서 발견한 한글! 기차 손잡이에 '재떨이'라고 쓰여 있다.

미얀마에서 발견한 한글! 기차 손잡이에 '재떨이'라고 쓰여 있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기차가 드디어 역을 출발했어요. 출발과 함께 기차는 양옆으로 격렬하게 흔들리며 달리기 시작했어요. 열차가 어찌나 심하게 흔들리던지, 심지어 선반에 얹어져 있던 큰 배낭도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어요. ‘이러다 탈선되는 건 아닐까?’ ‘과연 이 열차가 30층 빌딩보다 높은 다리를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것도 잠시!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보니 근심이 싹 사라졌어요. 하루에 한 대뿐인 기차가 지나가자 동네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해주기도 하고, 중간 중간에 내리는 작은 역들은 동화 속 마을 같았어요. 
미얀마의 귀여운 간이역.

미얀마의 귀여운 간이역.

정겨운 기차 창밖 풍경.

정겨운 기차 창밖 풍경.

철로는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지 덜컹 거릴 뿐만 아니라 수풀을 지날 때 마다 풀이 기차 칸으로 우수수 들어왔어요. 창문과 문을 활짝 연 채로 달리기 때문이에요. 한번은 얼굴을 창문 밖으로 내밀고 구경을 하다가 풀에 귀싸대기를 맞기도 했어요. 이런 웃지 못할 상황에도 서서히 적응해갈 무렵, 열차 칸의 사람들이 웅성이기 시작했어요. 무슨 일인가 봤더니, 창밖으로 저 멀리 다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바로 곡테익 철교에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99년 영국은 거대한 협곡 사이에 곡테익 철교를 만들었어요. 가장 높은 기둥의 높이가 102m이고 아래에 흐르는 강에서 다리 위까지의 높이는 250m나 되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였다고 해요.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다리라는 기록을 보유 중이죠. 그런데 이 철교보다 더 눈이 가는 건 철교가 잇고 있는 협곡의 풍광이에요. 병풍처럼 펼쳐진 주황빛의 절벽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어요. 철교가 인간이 만든 예술품이라면, 골짜기의 절벽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인 것 같아요.
어마어마한 스릴감을 자랑하는 곡테익 철교.

어마어마한 스릴감을 자랑하는 곡테익 철교.

기차는 곡테익 역에서 잠시 정차한 뒤 더 느린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어요. 다리 위에서의 안전을 위해 속도를 낮추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오늘 기차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곡테익 철교에 기차가 진입했어요. 초반에는 다리가 그렇게 높지 않아 보였는데 중반부에 들어서자 높이감이 어마어마했어요. 다리의 바닥도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다리에는 난간 하나 없어서 아찔함은 10배!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창문 밖에 고개도 못 내밀 것 같아요. 열심히 사진 찍고 있긴 했지만 사실 조금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겁도 없는지 몸을 쭉 내밀고 사진을 찍고 있네요. 저도 용기를 내서 몸을 살짝 내밀어 봤더니, 용기 낸 보람이 있게 기차와 다리 풍경이 카메라에 예술처럼 담기더라고요. 다리 아래에는 큰 폭포도 있는지 200m 위에서도 우렁찬 소리가 바로 옆처럼 들렸어요. 다리의 총 길이는 700m정도 인데 워낙 느리게 달리다 보니 5분 정도를 다리 위에서 보냈어요. 사실 놀이공원에 가면 롤러코스터는 무서움 없이 타는데, 곡테익 열차는 오히려 더 스릴있었어요.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고요.  
기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가 심장이 쫄깃쫄깃해졌다.

기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가 심장이 쫄깃쫄깃해졌다.

곡테익 철교를 지나 절벽에 난 깜깜한 터널을 빠져나오면 다시 한가로운 시골풍경이 다시 나와요. 넓게 펼쳐진 옥수수밭을 보며 엄마가 삶아주는 옥수수 생각을 하며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마침 한 아주머니가 노란 옥수수를 머리에 잔뜩 이고 우리 열차 칸으로 넘어왔어요. 옥수수를 많이 재배해서 그런지 큰 옥수수 3개에 500짯(약 430원). 옥수수가 거대해서 옥수수만 먹어도 배가 든든했지만, 비빔국수를 한가득 들고 온 아주머니에게 비빔국수도 한 그릇 샀어요. 국수도 단돈 500짯.(약 430원) 미얀마 현지 물가 정말 저렴하죠?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미얀마 맥주까지. 기차여행의 묘미는 역시 식도락이에요. 입이 즐거워서 더 즐거운 기차여행이었어요.
기차여행의 묘미는 기차에서 먹는 주전부리!

기차여행의 묘미는 기차에서 먹는 주전부리!

토실토실한 미얀마 옥수수.

토실토실한 미얀마 옥수수.

중간에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여행자들은 냐웅펭 역에서 내려 반대 열차로 갈아타고 다시 핀우린 역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한 시간 정도 더 달려 시포역에 도착했어요. 
시포 풍경.

시포 풍경.

리틀 바간. 

리틀 바간. 

시포의 명물, 촛불시장.

시포의 명물, 촛불시장.

‘시퍼’ ‘티보’ ‘티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시포 마을은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20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에요. 대부분의 행자들은 트레킹을 하기 위해 이 마을을 찾아요. 다른 지역에 비해 아직 때 묻지 않은 소수민족을 체험할 수 있는 트레킹을 경험해 볼 수 있거든요. 시포 마을은 트레킹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우선 시포의 마지막 왕자가 살던 ‘샨 팰리스’, 미얀마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바간의 미니 버전인 ‘리틀 바간(Little Bagan)’ 오전 2시부터 새벽녘까지 진정한 야(夜)시장인 촛불시장도 열려요. 원래는 촛불을 켜놓고 장사를 해서 촛불 시장으로 불렸는데, 이번에 가보니 대부분 노점의 등은 LED등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이제 시장 이름도 LED시장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시포 마을 구경을 마치고 다음 날 시포 트레킹에 나서기로 했어요. 다음 편에서는 미얀마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들을 만나러 떠나는 산골 마을 힐링 트레킹 같이 떠나요! 
 
정리=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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