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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 전 국방장관] 국방개혁 나서자 제명도 거론…노무현 "견뎌낼 수 있나?"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장관으로 송영무 후보자를 지명하며 국방개혁의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서 이루지 못한 국방개혁 과제를 이번에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6일 윤광웅(해사 20기) 전 국방장관을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만났다. 윤 전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국방보좌관과 국방장관으로 국정운영에 참여했고 국방개혁을 주도했다.국방개혁의 경험 그리고 새로운 국방장관이 어떻게 개혁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 고견을 들어봤다. 
 
 
윤광웅 전 국방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윤광웅 전 국방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국방개혁 왜 해야하는가
 
 
“개혁은 적절한 시기에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직의 선택이다. 군에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개혁이라는 수단을 써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다. 결국 피할수 없는 대변화다.”
 
 
무엇을 어떻게 바꾼다는 말인가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다. 1988년에 군의 조직과 기능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 ‘8ㆍ18 계획’인데 오늘날 합동참모본부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무기의 기술적 발전, 전장 통합의 필요성 때문에 지휘체제 변화가 필요했다. 또한, 한국이 민주국가로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군의 변화도 요구하게 됐다. 정치는 발전했는데 군에서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후 김영삼 대통령도 하나회를 척결하며 추가적인 개혁조치를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군과 국민의 관계가 변하는 과정이었다.”
 
 
지난 2005년 11월 윤광웅 국방장관이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자체 개발한 장비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 2005년 11월 윤광웅 국방장관이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자체 개발한 장비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국방개혁 성과는 무엇인가
 
 
“한국군을 첨단전력으로 체질을 바꾸는 개혁이다. 변화된 전장환경에 따라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논의도 시작했다. 2006년 럼스펠트 미국 국방장관을 만났는데 전작권 전환을 지지하더라. ‘자연스럽다’, ‘당연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히려 미군이 더 빨리 전환하자고 요구했다. 다만, 전작권 전환 이전에 한국군의 전력을 증강하라고 조언해 줬다. 2008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완료려면 어느 정도 우라 군사력을 키워야 했다.”
 
참여정부의 국방개혁은 ▶방위태세의 자주화 ▶국방인력의 정예화 ▶무기체계의 과학화 ▶운영체계의 합리화 ▶국방의 정보화 등을 핵심가치로 추구했다. 전작권은 2008년에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09년으로 미뤄졌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목표 시점을 2012년으로, 다시 2015년으로 연기했고 현재는 조건이 충족될 때 전환하기로 합의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내 전환을 추진중이다.
 
 
국방개혁 추진하면서 뭐가 가장 어려웠나
 
 
“노무현 대통령은 이전 정부에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내가 가져온다고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서 솔직하게 이념적으로 충돌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드렸다. 노 대통령은 ‘난 공산주의자는 아니고 국가의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라며 순수성을 강조했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전작권 전환을 반대하는 주장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미군의 우월한 전력만큼 갖출 때까지 미루자는 말도 있었다. 성우회(예비역 장성모임)에서 불편한 반응을 보였고 성우회에서 나를 제명하는 것을 거론하는 수준까지 갔다. 노무현 대통령이 견딜 수 있겠냐며 물어보기도 했다. 군인들에게 맡기면 원로들 저항을 넘기 어렵다. 그래서 대통령 직속기구를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예산문제도 있었다. 국방예산 증가의 약속이 지켜지지 못했다. 물론 많이 올랐지만 기대했던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청와대는 국방비를 늘리면 전력증강을 완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 생각한 수준만큼 예산을 늘리지 못했다. 청와대는 예산을 올렸는데도 효과는 없다고 생각했다. 군에서 늘어난 예산을 전력증강에만 사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예산이 줄면 한미동맹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윤광웅 전 국방장관이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방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윤광웅 전 국방장관이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방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현재 한국군의 어떤 상태인가?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818계획’을 만들 때 연합사를 통해 선진국의 작전과 전쟁 능력을 배우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고급 인재를 연합사에 보내 배우게 하고 다시 합참에 돌아와 활용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그때도 여전히 자신감이 부족했다. 이번에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유도탄을 발사하며 보복전력을 보여준 것은 잘한 일이다. 미군이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보내는 것도 좋지만 우리 힘을 보여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 미군이 없어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북한 군부에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를 던졌다.”
 
 
“사관학교 출신의 기수 중심 문화도 바꿔야 하다. 미군에서는 1960년대부터 사관학교 프리미엄도 사라졌다. 우리는 청와대가 군 인사에 많이 개입했다. 장성급은 진급시킬 때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지나치다. 지난 10년간 개혁의 참신성이 진부했다. 개선 수준의 조치까지 개혁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순간에 이뤄지는 충격적인 변화가 개혁인데 핵심은 빠져있다. 특히 지상군 중심의 군대는 문제가 있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육ㆍ해ㆍ공군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균형발전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남북한의 좁은 종심 등 전장환경 특성을 볼 때 지상군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니 지상군 개혁이 중요하다. 공군의 항공력과 유도탄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사실 지상군이 먼저 나서 공군의 전력증강을 요구해야 한다. 개전초기에 전방의 지상군에서 발생할 수 있는 20만~30만 명의 피해를 줄일려면 공군이 먼저 나서서 적을 제거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 전쟁 상황은 육군에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육군 스스로도 육군의 개혁을 추진할 수 없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이번에 해군 출신을 장관으로 기용하는 건 의미가 있다. 내가 해군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장관으로 있을 때 해군은 손해를 보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월 '더불어국방안보포럼' 초청행사에서 윤광웅 전 국방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 중앙포토]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월 '더불어국방안보포럼' 초청행사에서 윤광웅 전 국방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 중앙포토]

 
 
그러면 새로운 국방부 장관은 어떻게 국방개혁 추진해야 하나.
 
 
“국방개혁을 하려면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면서 전작권을 전환하고, 앞으로도 주한미군이 주둔한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국방개혁에서 군대의 규모를 줄인다고 두려워할 필요 없다. 예산을 투입해 질적인 능력을 키우면 규모가 줄어도 군사력은 커진다. 어차피 인구 감소로 병력규모는 줄어들게 돼 있다.”
 
 
“난 행복했던 장관이었다.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좋았다. 개혁을 이끌어갈 수뇌부 구성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과 솔직히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는 국방장관이어야 개혁할 수 있다. 대통령과 군 지휘부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군은 모군에 불리한 것은 저항한다. 그래서 문민이 나서 주도해야 한다. 개혁의 소신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전 정부에서 근무했다고 진급에서 제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뛰어난 능력 때문에 발탁된 인사인데 왜 차별하나. 군의 미래를 위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군이 되야 한다. 경제적인 부분과 복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 어렵지 않다. 군사시설 제한은 최대한 완화하고 군 부대는 시외로 이전해야 한다. 도심에서 차지하던 군대가 나가면 그 지역의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겠나.”
 
인터뷰=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군사안보연구소장, 
정리=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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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