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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다이어리] 정치하는 엄마들

이경희 국제부 차장

이경희 국제부 차장

일본에서 ‘관용차 라이드’ 논란이 붙었다. 가네코 메구미(金子惠美·39·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18개월 된 아들을 관용차로 의원회관 어린이집에 등·하원시켰다고 ‘주간 신초(新潮)’가 보도하면서다. 주간 신초는 고급 관용차에 가족을 태우는 것 자체가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문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가네코 의원은 총무성 운영 규칙에 따라 사용했다고 반박하면서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없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분들께 불쾌감을 드려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출퇴근길 관용차 대신 유모차로 1㎞를 걸어 등·하원을 시키게 됐다.
 
남편 미야자키 겐스케(宮崎謙介·36) 전 의원도 육아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전력이 있다. 부부 의원이었던 그는 “아내가 출산하면 한 달간 아빠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남성 육아휴직 관련 규정이 없었다. 그는 규칙 개정안을 제출하려다 자민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는 괘씸죄에 발목이 잡혀 철회했다. 아이 핑계로 이름 알리려고 육아휴직을 선언했느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나아가 만삭의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주간지에 보도되면서 지난해 2월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아무튼 아이는 태어났고 이혼은 면했고, 남편은 다른 일자리를 구했다. 아이는 지난 5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고, 이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뚜벅이 등·하원’을 해야 한다. 만약 가네코 의원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대신 “등·하원도 업무를 위한 일이니 관용차 사용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면 남편처럼 자민당 지도부에 찍혔을까. 이웃 나라 잘나가는 2선 의원의 육아도 이렇게 힘들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더불어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해 임기 내 결혼·출산 기록을 남긴 장하나(40) 전 의원은 현역 시절 ‘저성과자’가 될까봐 임신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그는 힘 있는 자리에서 엄마들의 고통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을 발족했다. 우리나라 20대 국회의원 83%가 남성, 평균 재산 41억원이다. 50세 미만은 17.7%, 평균 연령 55.5세다. 일본 중의원(50세 미만 31.9%)보다 늙었다. 정치가 사회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정치는 너무 노쇠하고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는 ‘정치하는 엄마들’의 선언에 혹한다.
 
이경희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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