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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칼로리 칼같이 따졌는데, 왜 살이 찌지?

흰 식빵 한 쪽과 바나나 한 개는 칼로리가 서로 비슷하다. 하지만 혈당 지수는 식빵(85)이 바나나(55)보다 훨씬 높다. 식빵은 잼을 바르지 말고 삶은 계란과 오이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그러면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포만감이 들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흰 식빵 한 쪽과 바나나 한 개는 칼로리가 서로 비슷하다. 하지만 혈당 지수는 식빵(85)이 바나나(55)보다 훨씬 높다. 식빵은 잼을 바르지 말고 삶은 계란과 오이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그러면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포만감이 들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체중을 감량하려고 칼로리를 따져 먹는 사람이 많다. 칼로리는 음식이 갖고 있는 에너지다. 칼로리가 낮을수록 무조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런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이기영(대한비만학회 이사) 교수는 “같은 칼로리라도 포만감 정도, 영양소 구성, 혈당 지수(포도당의 농도)에 따라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칼로리의 양에만 집착한 다이어트는 지속하기 어려워 실패하기 쉽다. 서울 마포구의 강모(32)씨는 다이어트할 때면 과자 한 봉지로 끼니를 때운다. 일정 기간 그렇게 하다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밥을 더 먹게 됐다. 그러자 금세 체중이 원위치가 됐다. 김씨는 “밥 대신 과자를 먹으면 칼로리가 적어져 당장은 살이 빠졌다. 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그걸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음료를 고를 때도 칼로리가 없는 ‘제로콜라’만 마신다.
 
강씨의 실패 사례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포만감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칼로리만 따졌기 때문에 강씨가 번번이 실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칼로리가 적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식품을 먹으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이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일정한 양을 먹어야 배부르다는 느낌이 든다.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를 먹으면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식사량이 줄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과자에는 섬유질이 거의 없어 금세 허기가 진다.
 
‘제로 칼로리’ 음료도 체중 감량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이들 음료는 설탕을 넣지 않아 칼로리가 거의 없다. 대신 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 같은 인공감미료가 들어 있다. 영양소가 없는 성분이 들어오면 우리 몸이 당이 들어오지 않은 것을 알아챈다. 곧바로 당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 음식을 더 먹게 만든다.
 
같은 칼로리라도 탄수화물 비중이 높을수록 지방이 더 잘 쌓인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똑같이 1g당 4칼로리다. 이기영 교수는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인슐린은 쓰고 남은 당을 지방세포로 축적하는 역할을 해서 한꺼번에 많이 분비되면 살이 잘 찐다”고 말했다.
 
반면에 단백질이나 지방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는다. 그래서 체중을 감량하려면 탄수화물 비중을 조금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나 단백질 비중을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토스트를 먹을 때 빵에 ‘잼+오렌지주스’를 곁들이는 것과 ‘삶은 계란+우유+오이’를 먹는 건 칼로리가 비슷하다. 그러나 ‘빵+잼+오렌지주스’의 주요 영양소는 대다수가 탄수화물이라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그래서 빵에 삶은 계란과 우유를 먹어 단백질을 곁들이고 오이·당근 같은 섬유질을 같이 먹는 것이 살이 덜 찐다.
 
포도당 농도인 GI(Glycemic Index, 혈당지수)를 고려하는 것도 체중 감량에 일부 도움이 된다. GI는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혈당 농도가 상승하는 정도를 말한다. GI가 높아 혈당이 가파르게 오르내리면 배고픔을 잘 느낀다. 반면에 GI가 낮으면 체내에서 느리게 분해·흡수돼 포만감을 오래 느낀다. 식사할 때 GI가 낮은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챙겨먹으면 포만감을 채우고 혈당을 천천히 올려 살이 빠지는 데 도움이 된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탄수화물이 빠르게 흡수되도록 해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이기영 교수는 “당뇨환자의 경우 같은 김치찌개라도 집에서 먹었을 땐 혈당이 100까지 오르는데 외식하면 두 배가 된다고 말한다. 외식 음식의 나트륨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살이 덜 찐다.
 
칼로리를 언제 섭취하느냐도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 아침에 더 먹는 게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밤에는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 성장호르몬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아침을 굶고 저녁에 배가 고파 과식하면 지방세포 축적을 촉진하는 인슐린 분비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이기영 교수는 “오전에는 칼로리를 소비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저녁에는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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