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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은 아시아의 쥐스탱 트뤼도…캐나다처럼 중재 역할 해야"

최근 본지 사옥에서 만난 이브스 티베르기엔 UBC 정치학과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문 대통령의 최고 성과"라고 평가했다. 임현동 기자

최근 본지 사옥에서 만난 이브스 티베르기엔 UBC 정치학과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문 대통령의 최고 성과"라고 평가했다. 임현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견줄만한 자유주의적 성향의 국가 원수입니다. 인권 보호 등으로 국제적 입지를 굳힌 캐나다처럼 이제는 ‘중간국(中間國)’으로 외교 난국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합니다.”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한 이브스 티베르기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정치학과 교수(48)의 진단이다. 캐나다 대학 중 유일한 아시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다자 외교를 전공한 그는 한국·중국·일본 정치에 밝아 캐나다 정부에 자문을 해왔다. 티베르기엔 교수는 본지와 만나 최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비롯, 한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지난 1일 마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그는 “양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한 동시에, 북한과 대화를 열어놓기로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군사적 협력이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미 공동성명에 ‘공정 무역(balanced trade)’이 명시된 점과 관련해 그는 “‘한미FTA 재협상’이란 단어가 적혀있는 건 아니지만 문 대통령은 사실상 미국의 무역 적자에 따른 협상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브스 티베르기엔 UBC 교수는 "미국과 무역 협상 등으로 이견을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비슷한 국면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임현동 기자

이브스 티베르기엔 UBC 교수는 "미국과 무역 협상 등으로 이견을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비슷한 국면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임현동 기자

 
이런 맥락에서 티베르기엔 교수는 한국과 캐나다가 비슷한 국면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트뤼도 총리의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 기후변화 대응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무역 재협상 여부는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국제적 협력을 유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자주의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강대국과 약소국을 중재하며 국제사회 입지를 굳힐 것을 제안했다. 세계 20개국 정상 모임인 G20 개최 등을 한국의 모범적 중재 사례로 꼽았다. 그는 “캐나다도 (국제분쟁 시) 무력 충돌을 자제하고 평화 유지를 주창하면서 여러 나라를 중재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티베르기엔 교수는 한·중·일의 ‘물밑 협력’이 부진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최근 만난 한·중·일 관료들은 아시아 현안에 대한 공감대가 매우 높았다. 그런데 정치인이 끼어들면 이런 공감대가 허물어졌고, 그간 진행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외교 협력의 진전과 후퇴가 반복되면서도 희망을 완전히 버릴 수 없는 것(progress and backwards, but not completely hopeless)이 한국 외교의 현 주소”라고 그는 진단했다.
 
티베르기엔 교수는 최근 임명된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대해 받은 인상도 전했다. 강 장관은 UN 재직 때인 지난해 여름 UBC에 들린 적이 있다고 한다. 티베르기엔 교수는 “새로운 사고 방식에 열려있고, 큰 그림을 보는 사람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2002년 미국 스탠포드대를 졸업한 뒤 UBC 교수로 부임한 티베르기엔 교수는 아내와 슬하에 두 딸(18·15)을 두고 있다. 메밀전병·복분자 등 한국 전통음식의 애호가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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