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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궐련형 전자담배 돌풍 … 연기나는 담배 대체가 목표

필립모리스 칼란조폴로스 회장 
‘담배 연기 없는 미래’는 세계 최대의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올해 천명한 비전이다. 담배 사업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대신 연기가 없어 덜 해로운 혁신적인 담배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일반 담배 생산을 아예 접으려 한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제품이 최근 세계 25개국에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다. 한국은 지난 5일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덜 해로운 것도 해로운 것’이라는 논란이 따라붙는다.
 
안드레 칼란조폴로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회장이 지난 2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아이코스 스토어’에서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회사 비전을 ‘담배 연기 없는 미래’로 정했다. [김춘식 기자]

안드레 칼란조폴로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회장이 지난 2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아이코스 스토어’에서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회사 비전을 ‘담배 연기 없는 미래’로 정했다. [김춘식 기자]

이런 필립모리스의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 안드레 칼란조폴로스(60)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회장을 지난 2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아이코스 스토어에서 만났다. 마침 스토어는 아이코스를 사려는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칼로조폴로스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라 직접 둘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985년부터 필립모리스에서 일해 전통적 담배에 익숙한 그가 아이코스 개발에 나선 이유는 뭘까. 그는 “흡연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흡연자들이 유해성이 적은 제품으로 소비를 이동시키고자 했다”고 말한다. 갈수록 담배에 대한 공중보건 이슈가 부각되면서다. 여기에 전자담배 등 대체재 출시가 잇따르는 등 시장변화도 한몫했다.
 
칼란조폴로스는 “비전에 따라 우리가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전통적인 담배 제조 및 연구에서 새로운 제품군으로 옮겼다”면서 “수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만들어낸 제품이 아이코스”라고 말했다.
 
필립모리스 측은 일반 담배보다 아이코스가 유해물질을 90% 이상 줄였다고 주장한다.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을 적용하면서다. 칼론조폴로스는 “방대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으며 이미 지난해에 미국 식약청(FDA)에 수백만 페이지의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한국 보건당국에도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며 과학적인 검증에 얼마든지 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덜 해롭다’는 게 증명되더라도 논란거리는 남는다. 아예 금연을 한다면 해로움을 덜 수 있는데 굳이 적당히 해로운 제품을 권하는 것이 맞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금연운동 진영에서는 “담배 보다 더 나은 선택은 대체재가 아니라 금연”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보건당국의 시각도 비슷하다.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세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재 일반 담배는 1갑에 붙는 세금이 3323원으로 전체 가격의 74% 정도다. 반면 아이코스는 근거 조항이 없어 전자담배와 파이프담배로 구분돼 일반담배의 55% 내외의 세금만 붙는다. 칼론조폴로스는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유는 흡연자 의료비 부담과 금연 정책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논리적으로 유해성을 줄인 제품이라면 세율도 이에 상응해 낮아져야 맞다”고 말했다.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보다 덜한 만큼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어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런 정책을 적용하고 있고 한국 정부도 그렇게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의 변화가 성공할까. 우선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고도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경쟁사들은 앞다퉈 아이코스와 유사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브리티쉬어메리칸토바코(BAT)는 8월부터 출시할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를 내놓는다. KT&G 역시 연내에 비슷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칼론조폴로스는 “이런 제품군이 늘어나면 동반 상승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장성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이코스는 현재 일본 담배 시장에서 11%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 역시 출시 한달도 안돼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반면 유럽에서는 아직 한자리수 점유율에 그친다. 적어도 유럽에서 담배를 찾는 대다수 사람들은 해로운 걸 알면서도 타협하기(덜 해로운 제품을 찾기) 보다는 계속 자신의 흡연 습관을 지키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칼론조폴로스는 “제품 생산 능력이 아직까지는 충분치 못해서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흡연자들이 덜 해로운 제품을 찾는 니즈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필립모리스가 추구하는 변화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특히 아이코스가 인기가 있는 이유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은 주변에 대한 배려 의식이 강해서 연기와 냄새가 적은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담배회사 CEO답게 그는 애연가다. 아이코스 시제품 단계부터 이용했고, 1호 제품의 주인도 그다. 그는 기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인터뷰 시간 내내 아이코스를 물었다. 문득 ‘금연 계획이 있는지’가 궁금해 물었다. 난감한 표정을 짓던 그는 “현재로는 아이코스에 만족하고 있지만 이마저 그만둘 것인지는… 언젠가는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건 BAT건, 어떤 담배회사가 만들어내는 혁신도 금연을 향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덜 해로운 제품이라도 금연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대안일 수는 없다. 그점은 그도 분명히 했다. 칼론조폴로스는 “소비자들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아이코스는 금연 보조 기기가 아니라 일반 담배의 대체 제품”이라고 말했다.
 
◆안드레 칼란조폴로스
그리스 출신으로 2015년 5월부터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회장을 맡고 있다. 유럽 지역을 총괄해오다 2008년부터 본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며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마쳤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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