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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땐 “박근혜 재판 공정하게” 선거 뒤 “오래가면 적폐 잔재당 돼”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말 바꾸기’ 전력이 20일 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선 기간 “당권엔 관심 없다”던 홍 전 지사가 태도를 바꿔 “악역이 필요하다”고 한 게 계기다.
 
홍 전 지사는 대선에서 최다 득표 차(557만 표)로 패하고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나는 당권을 가지고 싸울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그의 출국 하루 전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홍 전 지사가) 이번 (대선에) 당선되지 않으면 저한테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는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당 대표 후보 등록 사흘 전인 지난 14일 그는 말을 바꿨다.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당 대표 출마를) 곤혹스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양해 바란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19일 제주 비전 대회에서는 “악역이라도 해주는 게 도리”라며 출마를 합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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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지사의 말은 대선 패배를 전후해 계속 달라졌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내 친박계 의원에 대한 ‘말 바꾸기’가 두드러진다. 그는 대선후보였던 지난 4월 25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집권하면 박 전 대통령이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50일 뒤인 지난 18일 당 대표 출마 선언에선 “재판이 일찍 안 끝날 것이다. 재판이 오래가면 이 당은 적폐세력·박근혜 ‘잔재당’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이 살려면 박 전 대통령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어 박근혜 정부를 ‘친박패당(패거리당) 정부’라며 “정치는 패당이나 집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를 위해서 해야 한다”고 했다.
 
당내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입장도 달라졌다. 홍 전 지사는 대선 직전인 지난달 4일 경북 안동 유세에서 “친박 중에 국정 농단 문제가 있었는데 서청원·최경환·윤상현·이정현·정갑윤 의원 등을 용서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전격적으로 징계를 해제했다.
 
당시 그는 유세에서 “친박, 비박 모두 하나가 돼서 5월 9일 대선에 나가는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대선에서 패배한 후엔 일부 친박계 의원을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면 안 된다”고 했다. 18일 당 대표 출마 선언 때도 “국정파탄세력과 그 잔재들이 정당에 남아 있으면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했다.
 
그랬던 홍 전 지사는 20일 초·재선 의원 토론회에서 “당이 다 친박인데 그들 빼고 당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며 한 발 물러선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에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은 “대선 때는 보수 대통합을 외치더니 당권 경쟁 앞에서는 ‘구체제 청산’을 외치는 등 말 바꾸기 기술도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당 대표 후보인 원유철 의원은 “홍 전 지사가 친박을 먹잇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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