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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에 최후통첩 “타이어 매각 무산 땐 경영권 회수”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협조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에서 손을 떼는 것은 물론이고 금호그룹 전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것까지 암시했다.
 
KDB산업·우리은행 등 8개 금융회사가 포함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20일 실무회의를 열어 “금호타이어 매각을 지속 추진하되 무산 시 금호타이어 지원을 중단하고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회수하며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채권단은 “(계열사에 대한 여신 중단 등)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지난 8년간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지원을 실행했고 매각이 무산돼 경영 위기가 현실화하면 더 이상 회사를 지원할 여력이 없다”며 “상표권 문제 등으로 매각이 무산된다면 추가적 지원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설명했다.
 
앞서 19일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쥐고 있는 금호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연 매출액 0.5%에 20년간 의무 사용하는 조건으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상표권을 허용할 수 있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채권단이 요구한 0.2% 사용료율에 ‘5년 필수+15년 선택’ 조건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금호산업 측은 “채권단이 매각을 위해 상표권을 헐값에 넘겨 버렸다”고 주장한다. 반면 채권단은 “다른 금호그룹 계열사도 0.2% 요율을 받으니 0.2%는 적정 가치”라는 입장이다.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금호산업 측의 회신에 채권단은 최후의 압박카드를 꺼냈다. 당장 손쓸 수 있는 조치는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금호타이어 채권 1조3000억원에 대한 연장 거부다. 만기 연장을 안 해 주면 금호타이어는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진다. 이날 마침 신용등급이 A-에서 BBB+(한국기업평가)로 하향 조정된 마당에 금호타이어가 시장에서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렵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타이어가 갈 길은 법정관리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차입금의 담보로 잡고 있는 박 회장의 금호홀딩스 지분 40%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 외 8인이 대주주로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홀딩스는 금호고속(100%) 및 금호산업(46%)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33.5%)을 지배하고 있다. 금호홀딩스 지분 40%가 매물로 나와 시장에서 팔린다면 박 회장의 지배 아래 있는 금호그룹은 해체될 수도 있다.
 
채권단이 그룹 해체까지 암시하며 박 회장 측을 압박하는 것은 이번 매각 기회를 놓치면 이 값을 다시 받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블스타가 써 낸 인수가격은 9550억원. 주당 1만4389원꼴이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난 3월 13일 종가(8770원)와 비교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총 인수가의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20일 금호타이어 종가는 7420원. 현재 주가 수준이라면 더블스타는 시세의 두 배 가까이를 주고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사는 셈이다. 더블스타가 현재 아무 페널티 없이 매수에서 손을 떼는 조건은 매각 선결조건이던 상표권 협상이 애초대로(0.2% 요율) 이뤄지지 않는 경우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더블스타가 굳이 이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살 이유가 없다”는 말이 돌고 있다.
 
채권단이 최후통첩을 보내면서도 박 회장 측에 퇴로를 열어 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매각 성사를 위해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며 “금호그룹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권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2010년 워크아웃 이후 신규 자금 1조1000억원, 출자전환 5000억원 등 3조9000억원에 달하는 금융 지원을 실행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본 손실은 5조원을 웃돈다”며 “이번 매각이 잘 성사되면 그나마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박탈을 넘어 그룹 해체까지 나오는 마당에 박 회장 측이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상표권에 대한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이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내세운 이유 중 하나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21일 "현 단계에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기존 입장과 변화된 부분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되는 협의안은 채권단이 대출 금리를 조정해 더블스타와 금호산업 간 상표권 사용료율 차이를 보전해 주는 방안이다. 금호타이어의 연 매출이 약 3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양측이 주장하는 사용료율 차이 0.3%포인트는 연간 90억원 수준이다. 현재 채권단은 총 2조2000억원의 금호타이어 채권을 갖고 있으며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이자로만 매년 100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고란·윤정민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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