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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용 회사’ 코스닥 입성 활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2년 만에 활기를 찾았다. 올해 들어 스팩의 코스닥 상장과 기업 합병이 크게 늘었다.
 
20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올 1~5월 코스닥에 상장되거나 상장 심사를 통과한 스팩이 9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개와 비교해 6개가 증가했다. 코스닥 열풍이 불었던 2015년(1~5월 기준 상장 22개) 이후 2년 만에 다시 찾아온 열기다.
 
스팩은 장부 상에만 존재하는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증권사가 설립한다. ‘SPAC’이란 영문 이름에 성격이 녹아있다. 기업 인수(Acquisition Company)라는 특수한 목적(Special Purpose)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증권사는 스팩을 코스닥이나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해 자금을 모은다. 이후 주식시장에 등판하지 않은 우량 기업을 골라 합병한 다음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상장된 스팩의 기업 인수·합병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7개 기업이 스팩에 합병됐다. 국내 증시에 스팩 제도가 도입된 2010년 이후 동기 대비 최대 실적이다. 과거 스팩 합병 실적은 미미했다. 1~5월을 기준으로 2013년 2건, 2014년 1건에 불과했고 2015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5건이었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코스닥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점도 스팩 상장과 합병이 늘어난 주요인이다.
 
이는 외형적 실적일 뿐이다. 문제는 성과다. 스팩은 자력으로 기업공개(IPO)를 할 만한 경쟁력은 아직 갖추지 못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우회 상장 기법이다. 증권사가 스팩을 통해 인수한 기업의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결국 투자자 손실로 이어진다.
 
스팩 시장의 내실을 두고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은 만기(3년) 전까지 기업 합병 실적을 내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 폐지가 된다”며 “2015년 스팩 상장이 급증했는데 만기를 앞두고 기업 합병에 나선 스팩이 최근 몰렸다”고 말했다.
 
상장 폐지를 막으려 급하게 막판 인수·합병에 나선 스팩이 적지 않았단 얘기다. 올해 ‘현대에이블스팩 1호’와 ‘대우스팩 2호’가 상장 폐지됐다. 19일 현재 ‘하나머스트 3호 스팩’ ‘NH SL스팩’ ‘KTB스팩 1호’는 관리대상종목에 올라있다.
 
기업 합병 이후 스팩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최근 잦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스닥 지수를 따라 장외 시장 기업의 몸값도 같이 뛴 상태다. 실제 가치보다 비싼 값을 주고 기업을 합병한 스팩이 기대 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할 위험도 커졌다. 최 연구원은 “스팩의 경우 청산 가치까지 고려해 신중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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