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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신흥국 금융위기 때 신속 지원 새 협정 맺기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들과 새로운 통화협정 체결에 나선다. 평시에 미리 자금지원 심사를 해 둬 실제 금융위기 발생 시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내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로 신흥국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정도의 자본유출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에 나섬에 따라 신흥국 통화와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큰 것으로 IMF는 보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최근 미 연준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도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하면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IMF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신흥국을 상대로 사전 자금지원 심사를 벌여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긴급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새 협정은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해당국에 자금을 빌려주기 위한 것으로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자금이 중심이 된다.
 
이미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국가들과는 협의에 돌입했다. 특정 국가와 신통화협정을 체결하면 금융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신호)로 비칠 수 있어 여러 나라와 동시 협정 체결에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3조 달러(약 3410조원)의 외환보유액을 쥐고 있는 중국은 협정 대상에서 빠졌다.
 
IMF는 신흥국에서 단기간에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자본수지형’ 외환위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위기 발생 시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해외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며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한국으로 위기가 확산했다. 당시 IMF는 이들 나라의 건전성 등 경제 여건을 살피는 데 시간을 많이 소요했고,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다. IMF는 신흥국의 경상·재정 등 국제수지를 중심으로 자금 지원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협정을 맺으면 각국 중앙은행이 서명하는 것만으로 자금을 인출해 쓸 수 있어 정치적 마찰과 국민 반발, 복잡한 행정절차 등을 피할 수 있다. 특히 IMF 자금을 쓰더라도 기업 인력감축이나 재정건전성 제고 등의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의무에서도 자유롭다. 신문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 IMF의 엄격한 체질 개선 요구로 아세안 국가들은 여전히 구제금융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기존 방식으로는 IMF의 자금지원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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