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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사인 불분명…북한의 구타·고문 있었나

지난해 3월 공개된 웜비어의 재판 사진. 북한최고재판소는 그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3월 공개된 웜비어의 재판 사진. 북한최고재판소는 그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한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송환됐다가 19일(현지시간) 끝내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실제 사인(死因)은 무엇이었을까.
 
웜비어는 지난 13일 혼수 상태로 들것에 실린 채 고향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대 병원에 도착했다. 신시내티대 의료진은 15일 그가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으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라면서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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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재판을 받은 후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으며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시내티대 의료진은 북한 주장에 대해 “관련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오히려 웜비어에게서 발견된 뇌 손상이 “일정한 혈류 공급이 중단된 심폐정지 상태에서 뇌조직이 죽을 때 흔히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웜비어가 북한에 있을 동안 심한 구타나 고문을 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 매체인 복스는 “북한이 웜비어를 고문했는가”라는 기사에서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로버트 박이 고문을 당한 전례를 소개했다.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아들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재판 받을 당시 재킷을 입고 나와 북한 책임을 강하게 규탄했던 프레드 웜비어(왼쪽).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아들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재판 받을 당시 재킷을 입고 나와 북한 책임을 강하게 규탄했던 프레드 웜비어(왼쪽).

뉴욕타임스도 지난 15일 “웜비어가 구금돼 있는 동안 잔혹한 구타를 당한 바 있다”는 미 고위 관료의 말을 보도했다. 웜비어의 가족도 사망 소식을 알리면서 “아들이 북한에서 받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학대로 인해 오늘의 슬픈 결과 이상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밝혀 웜비어의 사망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미 의료진이 웜비어에 대한 가혹 행위를 뒷받침할 만한 신체적 외상이나 골절의 흔적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사인 규명은 미궁에 빠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웜비어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는 한편 “법이나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정권의 손아귀에 무고한 인간이 희생되는 것을 막겠다는 우리 정부의 결의를 다지게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북한 체제의 잔혹성을 다시금 규탄한다”며 북한 책임을 강한 어조로 명시했다.
 
웜비어는 버지니아대학 재학 중이던 지난해 1월, 평양으로 관광을 갔다가 정치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3월 재판 출석 후 혼수 상태에 빠졌지만 북한은 이를 1년 이상 알리지 않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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