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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4·19 의미’ 되찾겠다던 홍준표 … 측근들은 주민소환 서명 조작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지난 대선 때 4·19 혁명 제57주년을 맞아 “4·19 혁명의 본래 의미를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은 홍 전 지사는 ‘이 땅에 민중주의가 아닌 민주주의를’이라는 글을 남겼고, 여러 차례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이승만 정부의 3·15 부정선거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홍 전 지사가 4·19 민주주의를 강조한 게 아이러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최초로 주민 소환을 당할 뻔한 도지사였다.
 
2015년 홍 전 지사는 경남 지역 초·중·고교에서 실시되던 무상급식을 중단시켰다. 이에 홍 전 지사에게 반대하는 경남도민들이 홍 전 지사를 소환하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자 홍 전 지사를 지지하는 측은 반대편인 박종훈 경남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했다. 일종의 ‘맞불작전’이었다.
 
주민소환을 하려면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유권자 10% 이상의 요구로 주민소환이 청구되고, 유권자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의 과반 찬성으로 주민소환이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홍 전 지사의 측근들은 경남도민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박 교육감의 주민소환 청구인 명부를 조작했다. 2015년 12월 28일 경남선거관리위는 청구인 서명부 조작 사건을 경남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선관위는 “창원시 소재 공장 가건물 사무실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성명·생년월일·주소 등 개인정보가 담긴 주소록을 이용해 서명부 용지를 돌려쓰는 방법으로 경남도 내 거주자 2500여 명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했다. 현장에서는 허위 서명된 서명부 600여 권을 포함해 총 2200여 권의 서명부와 2만4000여 명이 기재된 주소록, 필기구 22통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직적인 범죄였다는 뜻이다.
 
당시 서명부 조작이 벌어진 공간을 제공하고 경남 FC(경남도의 축구단) 직원들을 동원한 박치근 전 경남 FC 대표, 조작을 기획하고 도용된 정보 등을 건넨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병원과 건강관리협회 등으로부터 환자 개인정보 19만 건을 빼낸 박권범 전 경남도청 보건복지국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들의 범죄를 인정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민소환제도를 불법적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중하다”고 밝혔다.
 
박치근 전 대표는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홍 전 지사를 도왔고, 2014년 홍 전 지사의 재선 성공 이후 경남 FC 대표가 됐다. 박재기 전 사장은 2014년 선거 때 캠프 상황실장이었다.
 
박권범 전 국장은 2013년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때 원장 직무대리로서 홍 전 지사의 뜻을 관철시켰다. 세 사람 모두 홍 전 지사의 최측근이었다. 경남도에서는 홍 전 지사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으나 세 사람이 모두 “홍 전 지사는 무관하다”고 진술하면서 홍 전 지사 본인은 처벌받지 않았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관계자는 “홍 전 지사는 자유한국당 당권을 갖겠다고 나서기 전에 자신의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엮인 ‘관권 주민소환’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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