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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바이어들, 모델로 뛰고 물건 파는 까닭

지난 4월 열린 롯데백화점 ‘컨템퍼러리 페어’에서 바이어들이 사내모델로 나섰다. [사진 롯데백화점]

지난 4월 열린 롯데백화점 ‘컨템퍼러리 페어’에서바이어들이 사내모델로 나섰다. [사진 롯데백화점]

“핏이 정말 예쁜 청바지예요.” “양가죽 구두가 단돈 1만원입니다.”
 
지난 10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펼쳐진 플리마켓(벼룩시장). 시장 상인처럼 손님을 끄는 이들은 롯데백화점 바이어들이다. 좌판에 벌인 상품도 바이어의 소장품이다. 이날 한정판 의류나 디자이너 협업 제품은 단연 인기였다. 특히 10만원 이하의 명품 지갑은 좌판에 나온 지 1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최근 롯데백화점에선 전통적인 영역을 뛰어넘어 이색적인 끼를 발산하는 바이어들이 나오고 있다. 직접 모델이 되거나 프리마켓에서 물건을 판다. 바이어들이 길거리로 나온 이유는 현장을 배우기 위해서다. 백화점에서 바이어는 각 상품군(群)의 매출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며, 고객이 선호할 만한 제품을 발굴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유능한 바이어는 백화점의 큰 자산이다.
 
MD 전략부문 허준석 대리는 ‘셀프 동영상’ 마케팅으로 사내에서 유명해졌다. 태국 피피 섬에서 스노클링으로 바다 밑까지 내려가 롯데백화점 현수막을 촬영한 후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이 큰 화제가 됐다. 동영상을 찍을 당시에도 외국인들이 모여 들여 ‘한국에서 온 모델이냐, 화보 촬영 중이냐’고 물었다는 후문이다. 동영상은 롯데백화점 웨이보에서 한 달 동안 조회 수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하 대리는 “휴가 중 짬짬이 촬영했는데, 중국에서도 유명해졌다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사내 모델로 활동하는 바이어도 있다. 남동현 바이어는 지난 4월 선보인 ‘컨템포러리 페어’에 직접 선정한 신상품을 입고 화보 촬영을 했다. 남 씨는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게 떨렸지만, 롯데 임직원들이 보는 화보라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생겼다”며 “모델 경험을 살려 고객의 입장에서 브랜드 상품 유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정동혁 본부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바이어는 고객 중심의 콘텐트를 개발하는데 보다 강점을 지닐 수 있다”며 “기존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탈피해 현장 중심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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