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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에서 마크롱의 앙마르슈 350석으로 압승

19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진영이 압도적인 과반을 차지했다. 총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MoDem)은 전체 577석 중 과반(289석)을 훨씬 뛰어넘는 350석을 얻었다. 의회에서 안정적인 법안 처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프랑스 정치를 양분해온 중도우파 공화당계는 131석을 얻어 제 1야당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기존 200석에서 크게 위축됐다. 직전 집권당이던 중도좌파 사회당계는 250석 넘게 잃고 32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극우 국민전선(FN)은 대선후보였던 마린 르펜이 최초로 의회에 입성하는 등 8석을 획득했으나 당초 자신들의 목표치인 15석엔 미치지 못했다. 극좌 장 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17석을 얻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AFP=연합뉴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AFP=연합뉴스]

역대 최연소 39세 마크롱 대통령은 선출직에 뽑힌 경험도 없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1년 만에 대선 승리에 이어 총선까지 휩쓸어 당초 계획대로 정치지형을 바꿔놓는데 성공했다. 갓 선출된 대통령이 자신의 신생 정당으로 의회를 장악해 정계 개편을 주도한 사례는 5공화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샤를 드골에 이어 마크롱이 두 번째다.
 
마크롱이 앙마르슈를 선보였을 때만해도 기성 정치권 등에서는 “전진? 어디로 갈 건데?”라며 비꼬았다. 하지만 마크롱은 좌우 노선을 버리고 실용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득권과 부패에 찌든 정치를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정치 신인과 여성을 앞세워 총선에서 승부수를 던졌고 그 결과 승리를 일궈냈다.
 
하지만 총선 승리에도 불구 마크롱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선,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42.64%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앙마르슈는 결선투표에서 43%를 득표했는데, 전체 프랑스 유권자를 고려하면 20%의 지지도 받지 못한 셈이다.
 
당장 마크롱 정부의 과제는 고용과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노동 유연화 개혁안을 어떻게 관철시키느냐다.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전선(FS) 등은 도심 집회를 개최하는 등 단단히 벼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테러 예방 등을 위해 영장 없이 수색, 가택연금, 전자팔찌 착용, 인터넷 등의 비밀번호 요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경찰권 영구화 법안 등 마크롱의 다른 공약들도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화제의 당선자들=이번 총선에선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낙마하고 새 인물들이 수혈됐다. 2010년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수학자 세드리크 빌라니가 앙마르슈 소속으로 70% 가까이 득표하며 당선됐다. 80만명이 숨진 94년 르완다 집단학살의 생존자로 프랑스 가정에 입양돼 자란 27세 경제학자 에르브 베르빌도 의원이 됐다. 모로코 이민자의 아들인 33세 컴퓨터 전문가 무니르 마주비는 디저털 담당 장관으로 입각한데 이어, 사회당 당 대표인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마저 꺽었다. 반면 사회당은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가 1차에서 탈락했고, 마티아스 페클 전 내무장관 등 핵심 인사들도 줄줄이 낙마했다. 특히 여성 223명이 당선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백인 남성이 주도하던 프랑스 의회의 틀이 깨진 것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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