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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한·미 동맹은 도구이지 목적 아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제5차 한·미대화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제5차 한·미대화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파격 발언을 쏟아냈다. 문 특보는 동아시아재단과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와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미 군사훈련 등 양국 간 주요 현안마다 직격 발언을 내놨다.
 
문 특보는 “한·미 동맹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자 도구이지 그게 목적 자체는 아니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를 주장하며 (이를 동맹에 연결해) 동맹이 목표 그 자체처럼 돼 버린 상태”라는 비판도 했다. 문 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을 보라. 민생이 중요하니 동맹을 갈아 치울 수 있다(는 것 아닌가)”며 “그건 수용하면서 우리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민생 때문에 사드 문제를 보다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하면 나쁜 게 될 수 있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동맹이 깨진다는 데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드가 동맹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방어용 무기 체계인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유사시 미군이 온다는 데 대해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사드의 군사적·기술적 유용성을 놓곤 논쟁이 한창 일고 있다”고도 언급했지만 “이건 교수로서의 입장”이라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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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사드 배치에 앞선 환경영향평가는 사계절이 소요돼 최소 1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도, 우리 대통령도 한국법 위에 있을 수 없다. 신도 그 규정을 건너뛸 수 없다”고 단언했다.
 
 
문 특보는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항공모함이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핵잠수함이 꼭 전개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럴수록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강화해 긴장이 고조된다. (전략자산을 보내지 않았던 과거와 같이) 기존처럼 하면 위기가 완화되지 않겠는가”라는 논리를 들었다.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은 북한의 도발만 아니라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력 증강에도 있다고 보는 논리다. 북한, 중국, 러시아는 미군 전력 배치가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주장해왔다. 문 특보는 “칼빈슨 항공모함이 지난 4월 훈련이 끝나면 떠나야 하는데 5월까지 있었다”며 “한반도를 안정시키려면 불필요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또 “한·미는 동맹인 만큼 동맹의 한 축이 요구하면 다른 한 축이 일방적으로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대부분의 발언을 “정부 입장이 아니라 교수로서의 입장”이라 했다.
 
문 특보, 대통령 신임 각별해 ‘안보실장’ 거론
 
문 특보는 정부 출범 직후 국가안보실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특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는 각별하다”며 “국가안보실장 임명 직전까지 고심했고, 그를 국가안보실장에 앉히기 위한 인사회의도 열었다”고 전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표단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등 여권 내 외교안보라인에서 문 특보의 비중이 막강한 데 따른 고민이었다. 결국 문 특보가 자유로운 위치를 원해 특보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쪽으로 결론 났다.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는 “2012년 대선 때 문 특보는 캠프에서 거의 좌장 역할을 하며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조언했지만 지난해 연세대를 퇴임한 이후엔 선거에서 역할은 미미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 캠프의 외교안보분야 키맨 역할을 한 김기정 연세대 교수 등과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막후 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보 임명 뒤 그는 여러 매체에 문 대통령의 구상과 비슷한 말을 쏟아냈다. 북한에도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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