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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1호 개혁’ 노동 유연화, 오늘 노조와 정면충돌

18일(현지시간) 실시된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의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오피니언웨이 등이 결선투표 직전 조사를 바탕으로 예상 의석을 추산한 결과 앙마르슈는 440~47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11일) 당시 예측된 최고 445석보다 늘어난 규모다. 실제로 470석을 얻으면 하원 의석의 81.5%에 달하는 절대다수로, 앙마르슈·민주운동당(Modem) 연합은 프랑스 현대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대승을 거두게 된다.
 
중도우파 공화당계(민주독립연합 포함)는 60~80석, 중도좌파 사회당계 22~35석, 강경좌파그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14~25석, 극우 국민전선(FN) 1~6석으로 예측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이 의회의 압도적인 과반을 차지하게 되면서 프랑스 정부의 노동 유연화 개혁안이 첫 시험대로 떠올랐다. 마크롱 정부는 노동개혁을 대규모 시위가 어려운 여름 휴가철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28일까지 노동개혁을 정부의 법률명령(Ordonnance) 형식으로 추진할 근거를 마련한 뒤 휴가철인 8월 말까지 노동조합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일반 법률이 아니라 법률명령으로 추진하는 것은 의회의 심의·토론 기간을 단축해 신속히 처리하려는 의도다. 이후 의회 논의를 거쳐 9월 21일까지 개정 노동법을 공포하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았다.
 
노동 개혁안에는 임금과 노동시간 등 근로조건 협상 시 산별노조의 권한을 상당 부분 개별 기업에 돌려주는 방안 등 과도한 노조의 권한을 기업에 돌려주는 방안이 포함됐다. 목표는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노조와 사회단체들은 총선 바로 다음 날 대규모 시위로 맞불을 놓으며 저지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단체의 연합인 사회주의전선(FS)은 19일 대규모 집회를 파리에서 연다. 프랑스 제2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CGT)은 앙마르슈의 대승이 예상되자마자 노동개혁에 저항하는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다.
 
노조 등은 마크롱 정부가 일반 법률로 처리하지 않는 것을 사회적 토론과 의회 논의과정을 건너뛰어 강행 처리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몰락한 사회당을 대신해 대선에서 선전하고 총선에서도 의회에 의석을 확보한 극좌 장 뤼크 멜랑숑은 “의회에서 앙마르슈를 곤란하게 만들어주겠다”며 좌파를 대변해 반대 움직임에 나설 기세다.
 
마크롱 정부의 정책은 좌우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고용세를 낮추는 등 시장 친화적이다. 반면 안전 등 각 분야에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는 좌파 성향도 두드러진다. 자유무역과 이민에 대해선 개방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실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여겨 더 나쁜 미래를 위해 왜 현재를 포기해야 하느냐며 개혁을 지지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마크롱은 희망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아이디어만으론 부족하고, 마크롱이 30년간 노동개혁을 가로막아온 극좌의 관행을 끊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2~23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16일 네덜란드·스페인·에스토니아 총리와 잇따라 회담하고 EU의 당면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국가안보를 이유로 해외 자본의 유럽기업 인수·합병(M&A)을 규제하는 조직을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원회’처럼 두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중국 등 해외기업들의 마구잡이 인수를 막기 위한 것으로, 마크롱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압승까지 일권낸 마크롱에 대해선 “고양이에서 생선 가게 주인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업 사냥꾼에서 사냥터 관리인으로 마크롱이 변했다. M&A 전문 은행원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그가 EU 권한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표현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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