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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외연 확장할 놈 나와 보라” … 홍준표의 막말·남탓 출사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김현동 기자]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김현동 기자]

18일 오전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과 나눈 문답이다.
 
▶기자=“(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조롱거리가 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럼 대표 추대를 원한다는 건가.”
 
▶홍준표 전 지사=“질문이 조잡스럽다.”
 
이런 장면도 있었다.
 
▶기자=“(홍 전 지사의) 강한 캐릭터 때문에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홍 전 지사=“외연 확장할 놈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반말에다 ‘놈’이라는 말이 대선후보를 지낸 그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왔다. 그것도 기자회견이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말이다. 대선 패배 후 한 달 조금 더 지나 중앙정치 무대로 돌아온 홍 전 지사는 전혀 달라져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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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시 그는 “설거지는 여자 몫”이란 여성 폄훼 발언에다 “(장인) 영감탱이랑 돈 나눠 쓰지 말라고 용돈을 장모님에게 줬다”는 유세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돼지흥분제’ 논란으로 대선후보직 사퇴 종용까지 받았던 그였다. 그런 홍 전 지사가 오히려 막말을 트레이드마크쯤으로 여기는 듯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조기 복귀 및 당권 도전을 비판하는 당내 사람들을 향해 ‘놈’ 운운하더니 “그 사람들은 입이 백 개 있어도 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어딜 감히 뚫어진 입이라고 함부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도 쏘아붙였다. 이미 그는 대선 패배 후 미국에 잠시 머물면서 막말 난사의 조짐을 보였다. 현지에서 그는 일부 친박계 인사를 겨냥해 ‘바퀴벌레’라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써 당내 반발을 샀다. 자연히 회견에선 ‘바퀴벌레’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양반아, 그 이야기를 하면 나는 명예훼손으로 제소가 된다. 미국에서 바퀴벌레라고 쓰면서 누가 반응하는지 유심히 봤다. 반응 안 하면 되지만, 반응하면 스스로 자백하는 거잖아.” 자신의 발언이 명예훼손임을 알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그냥 내지르는 게 홍 전 지사였다.
 
비정상적인 언론관도 여전했다. “지금 집권한 건 주사파 세력이다. 주사파들은 정교하게 여론을 관리하고 언론을 관리해 정권을 이끌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당시 일부 언론을 겨냥해 “지랄을 한다”거나 “집권하면 종편 4개 중 2개는 없애버리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특정 지상파 방송국 앞에서 “정권 잡으면 저 방송국부터 없애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사실 그만큼 다양한 논란을 일으킨 정치인도 드물다. 막말 논란 외에 돈 문제도 여러 번 있었다. 그는 1996년 동(洞)협의회 총무에게 2400여만원의 선거운동비를 주고 허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했다가 99년 의원직을 상실한 경험이 있다. “(여당 원내대표 시절) 매달 국회 대책비로 지급된 (특수활동비) 4000만~5000만원을 전부 현금화해 쓰고, 남은 돈은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말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5년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뢰했다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심 유죄, 2심 무죄 끝에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 홍 전 지사의 이날 회견은 한마디로 ‘남 탓’이었다. 어려운 당의 현실이 친박 탓, 친이 탓, 좌파 탓, 언론 탓이었다. 대선 기간 중 자질-품격 논란을 일으킨 끝에 사상 최다 표차인 557만 표차로 패한 것에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투였다. 돌아온 그가 당을 바꾸겠다며 ‘우파 재건축’을 말한다.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황 인식으로 그가 말하는 변화란 레토릭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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