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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낳은 문정인의 전략자산 발언…"사실상 비핵화 포기 선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의 “한ㆍ미 연합훈련에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할 필요는 없다”는 발언에 대해 국방부는 “경위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18일 “문 교수가 개인 자격으로 한 발언인지, 아니면 정부와 조율한 뒤 한 발언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군의 속내는 편치 않다. 미국의 전략자산은 한반도를 방어하고, 북한 지휘부 등 핵심 시설을 일거에 타격하는 무기 체계를 뜻한다. 항공모함ㆍ핵잠수함ㆍ전략폭격기 등의 전략무기들, 정밀타격무기ㆍ미사일방어 체계 등이 전략자산에 포함된다. 군 관계자는 “냉전 때 미국ㆍ소련 간 핵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는 양국이 핵무기로 서로를 겨누면서 ‘공포의 균형’을 이뤘기 때문”이라며 “핵무장을 할 수 없는 한국은 미국의 전략자산에 기대 북한의 핵ㆍ미사일을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군운 유사시를 대비해 매년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시 한반도에 전략 자산을 전개한다.
 
이런 전략 자산들은 북한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연합훈련과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 B-1B가 한반도에서 훈련을 할 때마다 관영매체를 통해 신경질적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북한이 강하게 비난할 수록 그만큼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를 핵 동결에 대한 보상으로 써버리면 핵 폐기에서 쓸 수단이 없어진다”며 “문 특보의 발언은 사실상 비핵화 포기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올해 연합훈련 기간 중 미군이 예년보다 많은 전략 자산을 전개한 것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라며 "북한의 위협은 더 강해지는 데 문 특보가 어떤 맥락에서 한 발언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에게 사실상의 전락자산 고정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묶어둘 경우 전략적 유연성이 떨어지며, 비용이 많이 든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양국이 타협한 게 ‘정례적 배치’였다. 정부 당국자는 “전략자산의 축소는 북한의 핵ㆍ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 워싱턴 조야에선 ‘주한미군 물자감축’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한국에 보관 중인 사전배치물자(APS)를 철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앨리시아 에드워즈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문 특보의 개인적 견해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서울=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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