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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반인에게도 진다는 편견 깨고 농구 인기 이끌게요

낭트 월드컵 출전 3대3 농구 한국대표팀
3대3 농구 한국 국가대표 Will의 최고봉·이승준·남궁준수·신윤하(왼쪽부터)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꿈꾼다. 3대3 농구에서 사용하는 공인구의 크기는 일반 농구공보다 작다. 성남=최정동 기자

3대3 농구 한국 국가대표 Will의 최고봉·이승준·남궁준수·신윤하(왼쪽부터)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꿈꾼다. 3대3 농구에서 사용하는 공인구의 크기는 일반 농구공보다 작다. 성남=최정동 기자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선보일 새 종목 15개를 확정, 발표했다. 육상·수영·탁구·양궁 등 혼성 단체전 종목이 신설됐고, 묘기 사이클 종목인 BMX 프리스타일이 추가됐다. 가장 큰 관심을 끈 종목은 3대3 농구였다. 일명 ‘길거리 농구’로 불리면서 자유분방한 스포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3대3 농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홈페이지에 ‘거리에서 올림픽으로(from the streets to the olympics)’라는 문구로 3대3 농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자축했다.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체육관에는 ‘KOREA’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땀 흘리는 농구선수 네 명이 있었다. 3대3 농구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된 Will 소속의 이승준(39·2m5㎝)·최고봉(34·1m86㎝)·신윤하(34·1m94㎝)·남궁준수(30·2m) 등이다. 이들은 17일 프랑스 낭트에서 개막한 국제농구연맹(FIBA) 3대3 농구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국가대표 유니폼을 처음 입은 이들은 “자부심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3대3 농구는 동네의 작은 코트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각광받았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아스팔트 위에 친구들이 모여 치열한 농구 한 판을 벌이는 건 대부분의 남자들이 갖고 있는 추억이다.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3대3 농구는 힙합 뮤직과 연계돼 ‘색깔있는 스포츠’로 젊은층의 인기를 모았다. 3대3 농구는 5대5 농구 코트 규격보다 작은 야외 코트에서 진행하고, 한 팀이 먼저 21점을 넣으면 이긴다. 한 팀의 공격제한 시간도 12초(5대5 농구는 24초)밖에 되지 않아 5대5 농구보다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FIBA는 2000년대 중반부터 3대3 농구의 규칙 개정과 국제대회 개최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기에 앞서 3대3 농구는 내년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된 바 있다. 패트릭 바우만(스위스) FIBA 사무총장은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5대5 농구에 비해 3대3 농구는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난한 국가의 농구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은 아마추어, 내일은 올림피언 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성장한 만큼 3대3 농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Will 주장 최고봉은 “여러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훈련 지원에 대한 문의도 꽤 왔다”고 전했다. 막내 남궁준수는 “(지금 살고 있는) 강원도의 농구인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다”고 웃었다.
 
동호인 팀이 많은 국내 3대3 농구계에서 Will은 독특한 존재다. 지난해 재일교포 3세 출신 스포츠 마케팅 회사 사업가 정용기씨의 주선으로 결성된 Will 멤버 전원은 프로농구 은퇴 선수들이다. 혼혈 귀화 선수 이승준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등에서 농구 국가대표로 뛰었고, 7시즌간 프로농구 선수로 뛴 스타 플레이어다. 최고봉은 모비스, 신윤하는 SK, 남궁준수는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다. 이들은 일본 세미프로 리그에서 활동하면서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열린 FIBA 3대3 코리아투어 대회에서 우승해 월드컵 참가 자격을 얻었다. 이승준은 “어렸을 때 동생과 미국에서 자주 했던 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됐다고 하니 정말 기쁘다. 3대3 농구로 다시 국가대표가 된 것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3대3 농구를 제대로 시작한 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각자 하는 일이 있어서 5대5 농구를 할 때처럼 많은 운동을 할 수도 없다. 최고봉은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신윤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남궁준수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 이승준은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다.
 
이들은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2~3차례 훈련을 한다. 체력 훈련은 트레이닝센터에 모여서 하지만 훈련 상대가 없는 게 문제였다. 이승준이 미군부대 팀을 섭외해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최고봉은 “직장을 다니면서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는 유럽 축구의 4부리그 같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네 명 모두 30대인 이들은 3대3 농구를 통해 농구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고 있다. 최고봉은 “3대3 농구에는 감독이 없다. 우리끼리 작전타임을 부를 수 있다. 그만큼 우리만의 농구를 펼치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준은 3대3 농구 국가대표가 되어 한 달 동안 몸무게 5㎏을 뺐다. "10년 전 프로에 막 들어왔을 때의 몸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국가대표라는 직함이 더해져 책임감도 더 강해졌다. 지난해 은퇴 후 한동안 농구공을 잡지 않았던 신윤하는 "현역 때는 국가대표에 한 번도 뽑히지 못했다. (Will이 올림픽 대표로 뽑힌다면) 내가 올림피언이 되는 것 아닌가. 열정이 더 커졌다"고 했다.
 
 
미국·동유럽 강세 속 한국은 57위
3대3 농구는 종주국인 미국뿐 아니라 슬로베니아·세르비아 등 동유럽권이 강세다. 랭킹포인트를 합산해 매기는 3대3 농구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181개국 중 57위다.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20개국 중에선 최하위다. 신윤하는 "국내 팀들은 대부분 동호회 형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개인 비용으로 코트를 빌리고 훈련을 해왔다. 일본만 해도 연봉을 받고 활동하는 3대3 농구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대3 농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취약한 저변을 다질 기회가 생겼다. 문성은 대한민국농구협회 사무처장은 "그동안 3대3 농구 팀에 대한 지원이 사실상 전무했다. 올림픽 종목 진입을 계기로 국제대회 참가, 훈련 지원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ill은 미국·네덜란드·뉴질랜드·인도네시아와 함께 월드컵 D조에 편성됐다. 오는 20일 맞붙을 농구 종주국 미국과의 대결은 이들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다.
 
남궁준수는 "3대3 농구는 농구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우리가 미국의 일반인들에게도 질 거라는 말도 들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화려한 기술을 다 보여주겠다. 편견을 깨겠다"고 말했다. 이승준은 "3대3 농구로 인해 한국 농구의 인기가 다시 올라갔으면 좋겠다. 농구대잔치 시절 문경은 형, 우지원 형처럼 우리도 농구계의 상징이 되고 싶다. 3대3 농구 인기를 위해 화려함의 상징인 덩크슛을 선보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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