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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때문에 동맹 깨진다면 그게 동맹인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직설적 발언을 쏟아 냈다.
 
 동아시아재단의 미국 현지 세미나에 참석차 방미 중인 문 특보는 이날 워싱턴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체계에 대해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ㆍ미동맹이 깨진다는 데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말했다. 문 특보는 워싱턴에서 만난 미측 싱크탱크 인사가 사드 문제로 동맹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비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사드가 동맹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방어용 무기 체계인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유사시 미군이 온다는 데 대해 회의감이 든다”고도 말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사드의 완전 배치를 지연키로 한 것을 한ㆍ미동맹을 약화하는 조치로 간주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나왔다. 문 특보는 단 “특보가 아닌 학자 개인으로서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특보는 앞서 이날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한ㆍ미 신행정부 출범과 한ㆍ미동맹’ 세미나에선 “주한미군도 한국법 위에 있을 수 없고 우리 대통령도 한국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는 정부가 법을 건너뛸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위해선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등 사계절에 걸쳐 어떤 영향을 측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도 그 규정을 건너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또 북한이 핵ㆍ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ㆍ미 합동군사훈련과 미국 전략 자산의 전진 배치를 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세미나에서 “문 대통령은 두가지를 제안했는데 먼저 북한이 핵ㆍ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과 논의해 합동 군사 연습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특보는 “내 생각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를 줄일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알렸다. 문 특보는 나머지 하나로 “문 대통령의 또 다른 제안은 북한의 비핵화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가운데)가 16일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함께 방미했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함께 전략자산의 배치 문제를 설명했다. [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문정인 특보(가운데)가 16일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함께 방미했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함께 전략자산의 배치 문제를 설명했다. [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문 특보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추가 설명을 통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항공모함ㆍ핵잠수함 등 전략 자산을 전개할 필요는 없다”며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진배치됐던 전략 무기를 하향 조정해 그 이전처럼 하면 (남북간) 위기가 완화되지 않겠는가”라고 기대했다. 문 특보는 지난 4월 종료된 독수리 훈련을 거론하며 “훈련이 끝나면 핵 추진 항모전단 칼빈슨함이 떠나야 했는데 5월까지 있었다”며 “한반도를 더 안정되게 하려면 불필요하게 (전진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핵ㆍ미사일 동결과 전략 자산 전개 축소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 지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서도 “그래도 시도는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단 이달 말 한ㆍ미  정상회담에선 전략자산 전개 축소나 전시작통제권 환수는 협의 대상이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문 특보는 또 전날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이 비핵화해야 대화한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를 안 한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느냐.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문 특보는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국이 북한과 대화하는데 대해) 미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우리가 남북 대화를 하는데 북미 대화의 조건과 맞출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동맹은 국익에 따라 협의하는 것인데 우리가 미국과 (대북 대화를 놓고)  동조화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대북 원칙을 발표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경우 합동군사훈련은 물론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의 전략자산을 줄일 수 있다는 문 특보의 언급은 파격적이다. 그간 역대 정부는 한ㆍ미합동군사훈련은 방어적 목적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험과 연계해 변경할 수 없다는 원칙을 유지해 왔다. 또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폭격기,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은 북한의 도발에 따른 억제적 조치로 간주해 왔다. 따라서 전략자산의 전개를 줄일 수 있다는 언급은 미국의 한반도 억제 전력의 전개를 줄일 수 있는가는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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