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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본·대] 자퇴 학생 적은 대학 1위 서울대, 2위는 한동대

서울대는 자퇴하거나 복학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1.1%)이 전국 137개 대학(재적 학생 5000명 이상, 교대.사이버대 제외) 중 가장 낮다.[중앙포토]

서울대는 자퇴하거나 복학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1.1%)이 전국 137개 대학(재적 학생 5000명 이상, 교대.사이버대 제외) 중 가장 낮다.[중앙포토]

 
학생 만족도의 '간접 척도', 중도탈락률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 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매년 공시하는 대학 정보는 총 84가지에 이릅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 교수의 논문 실적, 등록금ㆍ장학금 수준, 창업ㆍ취업 현황처럼 각 대학의 교육 여건과 연구 경쟁력, 학생 복지와 교육 성과를 보여주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아쉬움이 있다면, 각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의 눈으로 대학 교육을 평가하는 항목은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A대 학생이 실제로 A대의 수업, 교육 여건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항목은 없어요. 공시 항목들은 대부분 사람 수, 돈, 면적 등을 숫자로 집계된 자료이거든요. 
 
그나마 재학생의 만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이 ‘중도탈락률’입니다. 중도탈락율은 해당 학교의 학적을 가진 학생 중 자퇴하거나 등록ㆍ복학하지 않은 학생의 비율을 뜻합니다. 요컨데, 학생 만족도가 높고 졸업 후 전망도 좋다면 중도에 그만 두는 학생은 적겠죠. 반면 만족도가 낮고 전망도 불투명하면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늘어날테고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하잖아요.
 
교대, 서울 소재 대학은 낮고 사이버대·'비서울' 높아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전국 4년제 대학 253곳(2016년 공시)을 집계한 결과 재적 학생 247만명 중 18만명이 자퇴 등의 이유로 학업을 중단했습니다. 100명 중 7명(7.4%) 꼴입니다. 중도탈락률은 학교 유형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의 경우 중도탈락률(0.6%)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전망과 중도탈락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걸 입증하죠.  
 
반면 온라인 수업이 중심인 사이버대는 재적 학생 5명 중 1명(18.5%)이 학업을 중단했습니다. 학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샐러던트’(Salaryman+Student)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국방송통신대도 중도탈락률이 높은데요. 이건 학생 만족도의 문제라기 보다 특유의 엄정한 학사관리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역에 따른 편차도 나타납니다. 교대와 사이버대를 제외한 일반대에 한정해서 보면 서울 소재 대학은 중도탈락률이 2.7%에 그칩니다. 비서울 대학은 4.5%에 이릅니다. 국공립대(3.3%) 보다는 사립대(4.3%)의 중도탈락률이 높은 편이고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도탈락률 가장 낮은 대학 서울대, 2위는?
재적학생 5000명이 넘는 4년제 대학 149곳을 분석한 결과 중도탈락률이 가장 적은 대학은 서울대입니다. 2만1068명의 재적학생 중 239명(1.1%)만이 자퇴했습니다. 입시업체에선 서울대의 자퇴생 상당수가 의대나 치대 진학에 합격한 뒤 빠져나간 ‘반수생’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중도탈락률이 가장 낮은 대학 10곳 중 서울대를 포함한 9곳이 모두 서울ㆍ인천ㆍ경기도에 캠퍼스가 있는 학교입니다. 학생 수가 1만명이 넘는 대형 대학들이죠. 반면 중도탈락률이 높은 대학 10곳은 모두 비수도권에 있는 사립대입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학 서열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지요.
 
지방대 중 '중도탈락률 낮은 대학' 10위 내에 든 유일한 학교는 한동대입니다. 경북 포항시에 있는 한동대는 서울대에 이어 두번째로 중도탈락률(1.3%)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많은 수험생들이 선망하는 연세대 서울 캠퍼스(1.6%)나 고려대 안암 캠퍼스(1.7%) 보다 낮은 수준이지요.  
  
경북 포항의 한동대 교정에서 학생들이 팀모임을 갖고 있다. 한동대는 팀 교수를 위시해 다양한 학년과 전공 40여명이 한 팀을 이룬 팀모임이 활발하다[한동대]

경북 포항의 한동대 교정에서 학생들이 팀모임을 갖고 있다. 한동대는 팀 교수를 위시해 다양한 학년과 전공 40여명이 한 팀을 이룬 팀모임이 활발하다[한동대]

  
한동대가 여느 지방대와 달리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극히 적은 건 무엇 때문일까요. 한동대는 1995년 기독교 정신을 토대로 설립된 사립대입니다. 역사가 길지 않아 처음 듣는 분도 많겠지만, 대학 관계자나 교육학자 사이에선 국내에 몇 곳 없는 '교육 중심 대학'으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연구 중심대학’을 표방하는 수도권 대형 대학과 달리 학부생 교육에 '올 인'(all-in)하는 학교죠.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의 변기용 교수(교육학)와 연구진은 교육부의 의뢰로 한동대의 이모저모를 연구했습니다. 2015년 발간된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한동대의 핵심적인 제도로 ‘무전공제’와 ‘팀 모임’을 꼽았습니다. 이 학교 신입생은 전공이 정하지 않은 상태로 입학해 1년 간 기초 교양과 여러 전공의 기초 과목을 배웁니다. 다양한 전공과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이죠.
 
2학년부터 본인의 적성과 판단에 따라 학부를 선택합니다. 스스로 전공과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학업에 대한 열정도 키우는 거죠.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한동대 학생이 많은 양의 공부를 해낼 수 있는 이유는 소명의식에 바탕한 강력한 학습 동기"라고 분석했습니다.
  
팀 프로젝트 활동에 열중하고 있는 한동대 학생들. 한동대는 수업 대부분이 팀티칭이나 토론식 수업으로 운영된다. [한동대]

팀 프로젝트 활동에 열중하고 있는 한동대 학생들. 한동대는 수업 대부분이 팀티칭이나 토론식 수업으로 운영된다. [한동대]

 
또 다른 특징은 활발한 팀 모임입니다. 한동대 학생은 40여명 씩 한 팀을 이루는 데, 팀 교수를 위시해 다양한 학년과 전공의 학생이 섞여 답니다. 일종의 멘토링 공동체인데, 학생 입장에선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죠.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에겐 ‘또 하나의 가족’이 되고요.
 
수업은 대개 '팀 티칭', 토론식 수업, 팀 프로젝트로 진행됩니다. 교수들도 학생 교육에 열정적이라고 합니다. 논문 같은 연구 업적을 채용·승진의 잣대로 삼는 수도권의 대형 대학과 달리 이 학교는 학생 교육에 대한 노력·역량을 교사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죠. 변 교수와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무엇보다도 ‘동기유발된 학생’과 ‘솔선수범하는 교수’가 있어 우수한 학부교육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한동대의 방식을 다른 대학에 적용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동대의 교수·학생 공동체는 종교적 색채(기독교)가 강합니다. 학생 수가 많은 대형 대학에선 여건상 한동대와 같은 토론식 수업을 전면 도입하는 데엔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하지만 한동대의 사례가 학생 감소로 고민 중인 지방대에 시사하는 점도 많죠. '인구 절벽'의 시대에도 학생이 만족하는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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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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