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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일본 역사 교사들에게 '따끔한 편지'로 "독도 올바른 교육해야" 강조한 한국 중학생들

지난달 중순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한 중학교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는 독도가 왜 대한민국 영토인지,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더불어 일본의 교사들에게 ”독도와 관련해 일본의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달라”는 당부도 담겼다. 편지는 주변 학교들에도 발송됐다. 시마네현 50여 곳의 중학교가 같은 편지를 받았다.
일본 시마네현의 중학교 50여 곳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전남 함평군 함평중학교 3학년 장찬옥ㆍ강호경ㆍ박안수 군과 역사탐구 동아리 담당인 김영배 사회교사(왼쪽부터). 프리랜서 장정필

일본 시마네현의 중학교 50여 곳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전남 함평군 함평중학교 3학년 장찬옥ㆍ강호경ㆍ박안수 군과 역사탐구 동아리 담당인 김영배 사회교사(왼쪽부터).프리랜서 장정필

 
편지 발송지는 한국이었다. 본지 취재 결과 작성자는 전남의 농촌 지역인 함평군 함평읍 함평중학교 3학년 장찬옥(16)·강호경(16)·박안수(16)군 등 3명으로 확인됐다. 장군 등은 이 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맡고 있는 김영배(43) 교사의 지도로 역사탐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2학년 후배 5명과 함께다.
 
장군 등은 다른 주제로 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 지난 3월 말 독도 문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왜곡교육을 의무화하는 초·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을 확정해 관보에 실은 시기다. 학습지도요령은 초·중·고 교육 내용에 대한 문부과학성의 기준으로 수업 및 교과서 제작의 지침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였다. 한국 정부도 일본 측에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할 정도였다.
일본 시마네현의 중학교 50여 곳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학생들이 다니는 전남 함평군 함평중학교 3학년 교실. 프리랜서 장정필

일본 시마네현의 중학교 50여 곳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학생들이 다니는 전남 함평군 함평중학교 3학년 교실. 프리랜서 장정필

 
장군 등은 이런 상황 속에서 독도가 왜 일본이 아닌 한국의 영토인지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배웠지만 제대로 된 근거를 공부한 적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이 무엇인지, 무엇을 근거로 삼고 있는지, 쟁점은 무엇인지 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이자 침략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라고 결론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독도 관련 역사 왜곡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일본 학생들에게 전파될 상황에서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군은 ”일본에서 자라는 또래에게 제대로 된 독도 교육이 이뤄져야 한국과 일본 양국이 먼훗날이라도 화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 학생들이 일본의 역사·지리 담당 교사들에게 편지를 쓴 이유다.
 
편지는 한국어와 영어 등 2가지 언어로 작성했다. 한국어 편지는 학생들이 손으로 꾹꾹 눌러 썼다. 다소 서툰 실력으로 쓴 영어 편지는 캐나다 출신 교내 원어민 교사를 통해 다듬은 뒤 인쇄했다.
 
학생들은 절제된 표현으로 독도가 왜 한국의 영토인지 설명했다. “(독도 관련 역사 왜곡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과 학살, 위안부 동원 등 범죄의 역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따끔한 비판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의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이를 통해 양국간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담았다.
 
일본 시마네현의 중학교 50여 곳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전남 함평군 함평중학교 3학년 장찬옥ㆍ강호경ㆍ박안수 군과 역사탐구 동아리 담당인 김영배 사회교사(왼쪽부터). 프리랜서 장정필

일본 시마네현의 중학교 50여 곳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전남 함평군 함평중학교 3학년 장찬옥ㆍ강호경ㆍ박안수 군과 역사탐구 동아리 담당인 김영배 사회교사(왼쪽부터).프리랜서 장정필

장군 등은 일본 시마네현을 편지 수신지로 정했다. 시마네현은 1905년 2월 22일 일방적으로 독도를 행정 구역에 편입시킨 뒤 2005년 3월에는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로 정하는 조례를 만들어 해마다 기념행사를 여는 지역이다. 장군 등은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시마네현에 있는 중학교 명단을 뽑았다. 이어 각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주소를 확인한 뒤 편지를 보냈다.
 
장군 등이 편지를 보낸 사실은 일본 언론을 통해 지난 10일 현지에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학생들은 일본 시마네현 중학교 56개교 교사 앞으로 보내온 편지에서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시마네현은 편지 내용을 일본 내각관방과 외무성·문부과학성 등에 보고했다.
 
장군 등은 일본을 넘어 전세계에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군은 “이번 편지 영문 버전 감수를 원어민 선생님께 요청드리는 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독도 문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김영배 선생님과 함께 원어민 선생님들을 상대로 한 독도 관련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군은 “일본 정부가 독도와 관련한 왜곡 교육을 멈출 때 그 어느 나라보다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의 청소년들이 진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평=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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