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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방연구 개발비 두 배로 늘려"…예산보다 더 중요한건?

기자
김종하 사진 김종하
최근 문재인 정부가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통령 임기 내에 국방 연구개발(R&D) 투자를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환영할 만하다. 특히 핵심기술 개발에 대한 예산을 현재 4,000억 원에서 1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한국의 국방 R&D 사업은 ‘무기체계 R&D’(체계개발 및 생산기술 개량)와 ‘국방기술 R&D’(▶기초연구개발▶핵심기술개발▶신개념기술시범(ACTD)▶민ㆍ군겸용기술▶핵심부품국산화개발)로 이뤄져 있다. 이 두 가지 R&D 사업 가운데 대부분의 예산이 무기체계 R&D에 투자되고 있고, 국방기술 R&D에는 투자가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례로 2015년의 국방 R&D 예산 2조4,795억 원 중 무기체계 R&D에 2조645억 원(83%), 국방기술 R&D에 4,150억 원(17%)이 투자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국방 R&D 예산의 40% 이상이 국방기술 R&D에 투자되고 있다.

 
한국의 자주국방 건설 정책에 따라 개인화기부터 전차까지 다양한 무기체계의 국산화를 이뤘다. 국산 전차 K-2 전차의 기동 모습이다. [사진 중앙포토]

한국의 자주국방 건설 정책에 따라 개인화기부터 전차까지 다양한 무기체계의 국산화를 이뤘다. 국산 전차 K-2 전차의 기동 모습이다. [사진 중앙포토]


사실 한국이 방위산업을 시작한 이유는 선진국으로부터 무기체계 및 첨단기술에 대한 종속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확보하고 방위산업을 통한 파급효과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고자 했다. 그러나 지난 40년 이상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방산 선진국들로부터 무기체계 핵심부품 및 기술에 대한 의존과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군의 무기체계 획득의 70% 이상을 ‘해외 직도입’으로 얻고, 또 각 군 주력 무기체계 부품들 가운데 수입품의 비중이 평균 50% 이상에 달하고 있음이 이를 뚜렷하게 증명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조기 전력화를 명분으로 육ㆍ해ㆍ공군에 구체적인 플랫폼, 즉 무기체계 직도입이나 무기체계 R&D에만 초점을 두고, 핵심부품 및 기술에 초점을 두는 국방기술 R&D에는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4,000억 원에 머물고 있는 국방기술 R&D를 1조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문재인 정부가 표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단지 국방기술 R&D 예산만 증액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래의 몇 가지 제도적ㆍ정책적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국방기술 R&D 예산 증액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국방연구개발 자금 흐름의 안정성을 확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연구개발과 국방연구개발을 통합한 범정부적 차원의 투자재원 마련과 추진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을 지금 당장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면 국방예산 구조에서 방위력개선비의 하위 항목 중의 하나로 있는 국방 연구개발 항목을 분리시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것마저도 즉각 시행이 어렵다면 지금처럼 방위력개선비를 활용한 R&D 투자를 지속하되, 국방기술개발비를 방위력개선비와 분리시키고, 국방예산 구조에 ‘국방기술 R&D 부문’을 신설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는 중ㆍ소 방산업체들이 중ㆍ장기적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핵심 부품 및 기술을 R&D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 미사일 요격을 위해 개발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일명 철매Ⅱ) 시험발사가 지난해 3월 충남 안흥의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연구개발은 ADD가 주도하고 한국의 방산 기업에서 양산을 한다. [사진 방위사업청]

북한 미사일 요격을 위해 개발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일명 철매Ⅱ) 시험발사가 지난해 3월 충남 안흥의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연구개발은 ADD가 주도하고 한국의 방산 기업에서 양산을 한다. [사진 방위사업청]


둘째, 방산업체들 간 합작투자, 공동연구개발을 정책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기체계 획득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모든 무기체계 분야의 R&D 및 생산기반체계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ㆍ비닉기술(현재 ADD가 주도)을 제외한 시장성 높은 제품은 방산업체 주도로 R&D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동시에 개별 방산업체가 보유한 기술적 전문성을 토대로 국내ㆍ외 방산업체들 간 ‘협력개발’을 추진함으로써 R&D 비용과 위험을 공유해 투자의 효율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 방산 선진국들로부터의 기술적 종속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핵심기술 분야를 식별, 그것에 투자의 최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미래전장 환경에서 그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정보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등 전력분야의 핵심기술, 그리고 상당 부분 방산 선진국들로부터의 기술이전 및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기술 등을 식별하고, 그것에 R&D 투자의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을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항법분야 기술(예: 항법시스템, 위성항법 첨단 교란기술(Jamming/Spoofing)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군의 경우, 미국이 암호화한 군용 P(Y)코드 수신기를 사용(예: F-15K, 크루즈미사일, 정밀유도폭탄(JDAM) 등에 장착)하고 있는데, 생산할 시 장입 한 암호화 소프트웨어(S/W)에 자신의 고유키가 입력되어야만 작동된다. 수신기별 고유 암호키는 1년에 한 번씩 갱신된다. 여기서 문제는 수신기별 고유 암호키와 주기적으로 갱신되는 암호키 등 암호화 관련 정보가 수신기의 고유 정보와 함께 미국에 지속적으로 보고,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가 독자개발한 무기체계에 미국의 P(Y)코드 수신기를 장착할 경우, 미국의 동의 없이는 제3국 수출도 불가능하다. 바로 이런 문제들을 가진 기술들을 식별, 그것을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제도적ㆍ정책적 조치들은 국방 연구개발 R&D 확대와 더불어 즉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주요 핵심기술, 구성품 및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무기체계 성능개량 및 독자수출까지 가능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제도적ㆍ정책적 조치들이기 때문이다.

김종하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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