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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대 냉면은 잊어라, 진짜 냉면을 알려주마

냉면집이 붐비기 시작했다. 전국의 유명 냉면집은 오전 11시 30분에 찾아가도 줄을 서야 한다. 면스플레이너('면'과 '설명하다(explain)'를 결합한 말로 냉면에 대한 지식 자랑하며 설명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일컬음)들은 이런 풍경을 보고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지"라거나 "여름에 줄 서서 먹는 건 바보 짓”이라며 혀를 끌끌 찬다. 그러나 어쩌겠나. 현실은 냉면집 사장님 통장은 여름 장사가 책임지는 것을. 더위에 지칠 때면 시원한 냉면 생각이 간절한 것을. 
꼭 면스플레이너가 아니더라도 소고기 육향이 강한 물냉면이 ‘평양냉면의 정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예부터 냉면 육수는 꿩·닭·돼지고기로도 만들어 먹었다. 이렇게 저렇게 섞어 끓여 국물 맛을 내기도 했다. 평양 태생의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77)씨는 “평양에서도 소고기뿐만 아니라 꿩이나 닭을 함께 끓여 손님을 대접하거나 별미로 먹었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냉면 육수에 정해진 정답은 없다는 말이다. 올 여름에는 한번 독특한 육수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전국 곳곳의 이색 냉면집 4곳을 소개한다. 모두 30년 이상된 노포들로, 냉면 가격도 1만원 이하로 서울의 유명 냉면집 냉면보다 저렴한 편이다.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지만 낮 기온 30도를 넘나드는 이 계절에 시원한 육수 생각이 간절한 건 어쩔 수 없다. 저렴한 가격(7500원)으로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는 부원냉면의 물냉면. 김성룡 기자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지만 낮 기온 30도를 넘나드는 이 계절에 시원한 육수 생각이 간절한 건 어쩔 수 없다. 저렴한 가격(7500원)으로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는 부원냉면의 물냉면. 김성룡 기자

①돼지고기 고명이 일품, 서울 부원면옥
부원냉면은 제육(돼지고기)을 고명으로 얹어준다. 소 사골 육수에 돼지고기를 넣고 삶아 국물이 유난히 고소하다. 김성룡 기자 

부원냉면은 제육(돼지고기)을 고명으로 얹어준다. 소 사골 육수에 돼지고기를 넣고 삶아 국물이 유난히 고소하다. 김성룡 기자

옷 가게 즐비한 서울 남대문시장 한복판에 60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냉면집이 있다. 그런데 이름이 헷갈린다. 건물 2층 간판에는 평양냉면 전문 ‘부원집’, 1층 입구 간판에는 ‘부원면옥’, 가게 명함에는 ‘부원냉면’이라 적혀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나. 서울의 평양냉면 전문집치고는 퍽 저렴한 가격(물냉면 7500원)에 개성 있는 맛을 자랑한다는 사실, 그래서 가게 주인만 가업을 잇는 게 아니라 단골 손님도 대를 이어가며 이 집을 찾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부원면옥(02-753-7728)이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다고 오해한다. 제육 두세 점이 고명으로 올라와서다. 그러나 육수의 기본은 소 사골이다. 물론 돼지고기도 살짝 들어간다. 처음부터 넣는 게 아니라 냉면 고명과 무침용으로 쓸 돼지고기를 사골 국물에 삶아내는 정도다. 이 과정에서 육수가 고소하고 달큰해진다. 고 사장은 “이북에서도 소고기와 사골로 육수를 내도 돼지고기 고명을 곁들여 먹는 문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빈대떡(4000원)도 꼭 맛보자. 직접 짜낸 돼지기름에 바삭하게 구워낸 녹두 빈대떡이 아주 고소하다. 부원면옥에는 아는 사람만 시켜 먹는 비밀 메뉴도 있다. 제육 고명을 두툼히 얹어주는 ‘특 물냉면’이다. 1500원만 더 내면 된다. 
 
②감칠맛 빼어난 꿩육수, 양주 평양면옥
꿩 알맹이로 육수 맛을 내는 송추 평양면옥. 꿩 알맹이는 꿩고기와 뼈, 두부, 마늘 등을 넣고 다진 것이다. 최승표 기자

꿩 알맹이로 육수 맛을 내는 송추 평양면옥. 꿩 알맹이는 꿩고기와 뼈, 두부, 마늘 등을 넣고 다진 것이다. 최승표 기자

경기도 양주, 북한산 북서쪽 송추계곡이 공릉천과 만나는 지점에 소문난 냉면집 평양면옥(031-826-4231)이 있다. 냉면 매니어들은 의정부와 서울 장충동에도 있는 평양면옥과 구분하기 위해 ‘송추 평양면옥’이라 부른다. 교통편이 좋지 않은 서울 외곽에 있는데도 이 집을 굳이 찾는 건 꿩냉면(1만원) 때문이다. 요즘은 꿩 육수를 쓰는 집이 드문 터라 실향민이 특히 많이 찾는다. 
이북 출신인 고(故) 김영두·유정순 부부가 1980년에 문을 열었고, 지금은 아들 김용남(62)사장이 식당을 지키고 있다. 평양면옥은 역시 육수에 많은 공을 들인다. 소 양지와 사골을 먼저 푹 고아낸 뒤 꿩 알맹이를 넣어 삶는다. 겨울에는 동치미, 여름엔 열무김치 국물을 섞어내기도 한다. 김 사장은 “꿩 알맹이는 꿩고기와 뼈·두부·양파 등으로 직접 다져 만든다”며 “바로 이 알맹이가 강한 감칠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면발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녹쌀(메밀 알곡)을 하루 전이나 당일 빻아 메밀 향 손실을 최소화한다. 물냉면 국물을 한 모금만 들이켜도 여느 평양냉면집보다 진한 육수 맛이 느껴진다. 특히 꿩 특유의 새콤한 맛이 강하게 밀려온다. 이북식 초계탕(2만8000원)과 녹두지짐(8000원), 손만두(8000원)도 별미다.
 
③비밀스런 검은 국물, 군산 뽀빠이냉면
달인 간장으로 국물 간을 맞춘 뽀빠이냉면. 고명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두툼히 얹어준다. 임현동 기자

달인 간장으로 국물 간을 맞춘 뽀빠이냉면. 고명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두툼히 얹어준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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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도시 전북 군산에는 서울에도 널리 알려진 중화요릿집, 빵집뿐 아니라 유서깊은 냉면집도 있다. 바로 63년 내력을 자랑하는 뽀빠이냉면(063-446-1785)이다. 이북 출신 고(故) 정신국 할머니가 1954년 군산 터미널 인근에 ‘원조평양냉면’을 연 게 출발이다. 60년대 들어 만화 ‘뽀빠이’가 인기를 끌면서 간판을 바꿨다. 
이 집 역시 물냉면이 독특하다. 일단 육수 색이 거무튀튀하다. 간장에 천일염과 비밀스러운 온갖 재료들을 넣고 달인 ‘간장 소스’로 간을 맞추기 때문이다. 면발 위에는 닭 가슴살과 돼지고기 제육 두세 점을 고명으로 얹는다. 모두 육수를 내는 데 쓴 고기다. 뽀빠이냉면 육수는 이렇게 만든다. 먼저 소 사골을 푹 끓인다. 그리고 생닭을 넣어 3시간 이상 더 끓이고 마지막으로 돼지 살코기를 넣는다. 정 할머니의 손자인 김태형씨는“이북에서는 집집마다 다른 방식으로 냉면을 해먹었는데 할머니는 예전부터 이 방식을 고수했다”며 “군산에서는 이북보다 음식을 좀더 자극적으로 먹다보니 할머니가 사람들 입맛에 맞춰 변주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메뉴는 단출하다. 물·비빔냉면(7000원)과 왕만두(4000원)가 전부다. 식재료·인건비 상승으로 고민도 했지만 일단 올해까지는 이 가격을 유지한단다. 
 
④해산물 넣어 소바 닮은 맛, 진주 하연옥 
대표적인 진주냉면 맛집인 하연옥 물냉면. 해산물 넣고 끓인 육수와 고명으로 얹어주는 육전이 특징이다. 최승표 기자

대표적인 진주냉면 맛집인 하연옥 물냉면. 해산물 넣고 끓인 육수와 고명으로 얹어주는 육전이 특징이다.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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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맛 독특하기로 따지면 진주 이현동 진주냉면만한 곳이 없다. 소고기뿐 아니라 해산물을 듬뿍 넣고 국물을 끓여서다. 진주냉면의 역사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데 브랜드로 자리잡은 건 비교적 최근이다. 진주냉면집 중에서도 진주 이현동 하연옥(055-746-0525)이 가장 인기다. 하연옥은 1945년 ‘부산식육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창업자인 황덕이(88) 할머니의 막내사위 정운서(58) 사장이 냉면 기술을 전수받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하연옥 물냉면(8000원) 육수는 소 사골·사태와 함께 멸치·새우·밴댕이·다시마·바지락 등을 넣고 푹 우려낸다. 육수를 내는 데만 3일이 걸린단다. 
고명도 독특하다. 오이·무·삶은 달걀·노른자 지단이 올라가는데 화룡점정은 소고기 육전이다. 소고기 살코기에 계란 옷을 입혀 부쳐낸 전이 냉면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국물 맛은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서인지 일본식 우동이나 메밀소바 느낌이 난다. 평양냉면보다 확실히 감칠맛이 강하다. 여러 명이 함께 오면 육전(1만9500원)을 따로 시켜 먹기도 한다. 따뜻하게 부쳐서 나오는 만큼 냉면 위에 고명으로 나온 것보다 고소한 맛이 잘 느껴진다. 참고로 비빔냉면(9000원)에도 물냉면과 똑같은 고명을 얹어준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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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