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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제4차 산업혁명과 창의·융합인재교육

백윤수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백윤수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지난해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의 각 앞자, 창의·융합인재교육)의 교사·전문가 그룹 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선생님께서 “우리 애들은 STEAM 수업을 좋아해요. 그리고 그 수업을 받은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또 언제 STEAM 수업을 하냐고 질문들을 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또 다른 학교 선생님께서 “이번 대학입시에 STEAM 교육 덕분인지는 몰라도 우리 학교 학생들 몇 명이 ○○대학에 합격했어요. 합격한 학생들이 STEAM 수업을 통해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들 하는데 너무 기뻤어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학생들과 교사들이 STEAM 교육을 통해 변해 간다”는 공감이 이곳저곳에서 나오기도 했다.
 
STEAM 교육이라고 하면 위에서 언급된 과학·기술· 공학· 인문학·수학의 5개 학문 분야의 융합이라는 개념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학문 간 융합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것이, 인류의 경험과 역사에 의해 오랜 기간에 걸쳐 분화돼 한 학문의 영역이 구축돼 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국의 경우에도 2007년 8월 부시 대통령이 국가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ACA(America COMPETES Act)라는 법령을 발효시키면서 융합을 강조하는 STEAM 교육을 초·중·고등 교육기관에서 시행하게 했다. 그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더 강화된 법령을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STEAM 교육을 지지해 지속적인 융합교육을 강조하며 정권을 넘어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STEAM 교육은 과학기술 분야의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민주시민의 역량을 키우며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STEAM 교육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11년에 한국과학창의재단(KOFAC)의 ‘융합인재교육(STEAM)에 대한 기초연구’에서였다. 당시에는 융합을 할 수 있는 여건, 즉 선생님들의 전공과 교육환경 및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커다란 제약 조건을 안고 시작한 어려운 연구였다. 이 연구가 요구하는 것은 창의성의 발현과 학문 간의 융합 및 협업, 그 자체였다. STEAM 교육은 융합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사고능력을 배양하며 창의적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 줄 아는 올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방법론이다.
 
이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룬 내용은 21 세기의 우리나라 미래 인재에게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했다. 현 우리 교육계의 장점과 단점들에 대한 많은 토론의 결과, 그 정의는 네 가지로 압축됐다. 소통(communication), 창의성(creativity), 융합적 사고(convergence), 배려(caring)가 그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식의 융합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 각 개인의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스스로 재능을 키워나가게 하는 능동적 수업활동이다.
 
즉, 무언가 실질적이고 가치가 있는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스스로 협동하고 활동하며 궁극적으로 주어진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긍정적 감성을 느끼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창의적 설계(Creative Design)’와 ‘감성적 체험(Emotional Touch)’으로 구성된 것이 우리나라 STEAM 교육의 독특한 차별성이다. 자그마한 성공(실패)이라도 그러한 성공의 체험을 통한 감성적 깨우침이 계속되다 보니 정의적 영역이나 행복지수가 따라서 증진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STEAM 관련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또한 교육 프로그램들도 꾸준히 개발해 교육만족도가 약 76 % 정도로 향상된다고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다. 또한 많은 선생님이 STEAM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변화와 새로운 면모를 발견함으로써 교사로서의 자긍심과 소명감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들이 알려지면서 세계 여러 국가가 우리의 STEAM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며 인공지능, 생명공학, 로봇공학 및 ICT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의 변화가 예상되고, 그 변화는 사회와 문화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얼마 전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 대결에서 받은 충격이 그 좋은 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관련 공약집에 “STEAM(창의·융합교육) 강화”가 포함된 것은 이런 세계적 추세 속에 매우 반가운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STEAM 교육 때문에 열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선생님들 간에 들려온다. 당연히 스팀엔진이 움직이려면 증기(steam)가 열을 받아야 되듯이 STEAM 교육도 제대로 열을 받아야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 우리와 우리 후대가 원하는 미래를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백윤수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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