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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프랑스 마크롱처럼 남녀 동수 내각 꾸렸으면

신성식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신성식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새 정부를 이끌어 갈 인물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인사의 가장 큰 묘미는 감동이다. 이 점에서 보면 아직 피우진 보훈처장만 한 인물이 없다. 그는 유방암을 극복했지만 이게 빌미가 돼 강제 전역됐고, 법정 싸움 끝에 복직했다. 2009년 전역식 고별사에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숨이 넘어갈 정도였고, 정신줄을 놓고 싶을 정도로 정신적 고통과 아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무수한 벽을 무너뜨렸고 ‘암 전투’에서 승리한 점, “여군이여 영원하라, 충성”이라는 고별사 끝부분의 애국심 등이 감동 포인트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새 정부 내각에서 피 처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만이 여성이다. 부끄럽게도 두 사람은 첫 여성 보훈처장,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다. ‘첫’ ‘처음’을 좋아하는 한국 언론의 제목거리로는 안성맞춤이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장관의 절반을 여성으로 임명했고, 칠레·페루도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는 마당에 한국은 아직도 ‘첫 타령’을 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일본·중국이 아직 남성의 나라, 남성 사회라는 인상을 받았다. 대통령·국방장관·국무총리 등 ‘검은 제복’을 차려입는 (사회적으로 높은) 직종은 대개 남성 차지”라며 “권력이 있는 자리에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한다면 전쟁이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여성 장관의 강점은 또 있다. 한국은 유래 없는 저출산에 신음한다. 이걸 푸는 데도 여성이 더 낫다.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육아휴직 간 여성 직원이 손해 안 보게 근무 평점을 중간 등급 이상 주도록 배려했다. 남성이 생각하기 힘든 포인트다.
 
그동안 ‘여성 배려 부처’로 분류돼 여성 장관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복지부도 속을 까보면 빈껍데기다. 건국 이래 52명의 장관 중 여성은 8명뿐이다. 열흘 근무한 박양실 장관, 58일 근무한 주양자 장관을 빼면 6명이다. 1982년 김정례 장관(20대)이 처음이고, 2011년 9월 퇴임한 진수희 장관(48대)이 마지막이다. 복지부 업무의 대부분이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이다. 저출산 극복이나 복지정책에 여성의 섬세한 손길은 효과적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초대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임명하고 임기 내에 남녀 동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겠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30%가 되려면 남은 장관 자리 중 3명이 여성 몫이다. 여성부 장관을 빼면 두 명뿐이다. 문 대통령도 마크롱처럼 초대 내각에 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여성을 절반 채우면 어떨까.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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