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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구의 이상가족]나의 두 아버지

[중앙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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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구의 이상(理想)가족]②'내 아버지는 누구인가요?'
                                     
 
중앙일보 JTBC의 디지털 광장 '시민 마이크'가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때로는 힘들고, 아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웃고 울게 하는 가족을 통해 그간 잊고 지냈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랜 판사 경험을 살려 배인구 법무법인 로고스 가사·상속센터장(변호사)가 여러분의 고민을 함께합니다. 여러분의 이야기(peoplemic@peoplemic.com)를 들려주세요. 배인구의 '이상(理想) 가족'은 매주 1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사연은 사례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일부 재구성·각색해 전달합니다. /시민 마이크 특별취재팀

 
저는 아버지가 둘입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50세 남자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둘입니다.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아버지가 둘인 채로 살았습니다. 나이 오십줄에 이런 고민을 털어놓기 부끄럽지만, 사연은 이렇습니다.
어머니는 꽃다운 시절 아버지를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두 사람은 이십대 초반이었고, 가정을 꾸릴 준비가 안된 상태였던 듯 합니다. 어머니가 저를 임신하자, 아버지는 군 입대를 했습니다. 아이를 지울 수가 없어 어머니는 저를 낳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군대에 있으니, 어머니는 "키울 수 없다"며 저를 큰아버지 댁에 데려다놓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큰 아버지는 총각인 아버지의 앞길을 걱정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를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밑으로 출생신고를 하셨죠. 아버지는 제대를 했고, 새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결혼을 하시면서 저를 데려다 키우셨고요. 친부와 함께 살지만 호적상 저는 큰아버지 아들인 채로 그렇게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내 아버지는 누구인가요?
 
저도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가 되어보니 내 가족, 내 부모에 대한 생각이 남달라졌습니다. 아들처럼 여겨주셨던 큰아버지, 그리고 저를 키워주신 친아버지. 두분 모두 제가 사랑하는 저의 아버지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저에게 고민이 생긴 것은 큰 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지면서부터였습니다. 큰아버지가 연로하시고 슬슬 상속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촌형제들, 그러니까 가족관계등록부 상으로는 친형제들과 상속 이야기로 어색한 관계가 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큰아버지의 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상속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는데도, 사촌형제들과 관계가 어색해졌습니다.
그러던 사이 친모와도 어렵게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잖습니까. 이제는 연로한 어머니를 제가 모시고 살고 싶기도 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법적으로 친부모님을 되찾는 것입니다. 나이 오십에 출생신고를 다시 할 수도 없고…. 온전하게 친아버지·어머니의 아들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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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구 변호사 "법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되찾으려면…"
 
법적인 아버지와 친부 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을 겪고 계시는군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친부와 친모를 법적으로도 '아버지'와 '어버지'를 되찾으시고 싶으신 듯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번거롭지만 소송을 해야 합니다. 여러 차례 소송을 거쳐야 가능한 일이니 고민해보시겠어요?
 
우선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상대로 한 소송입니다.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이라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친부-친자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는 소송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부모와 자녀가 실제와 다르게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소송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이런 소송은 많은 편인데 2016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이혼 다음으로 많습니다. 저도 서울가정법원에 근무할 때 상속이나 이혼사건을 진행하면서 이런 소송을 함께 내는 것을 많이 보기도 했었어요.
 
한가지 덧붙이면 우리 나라 법원은 친자가 아니더라도 출생신고만으로 요건과 형식을 갖췄다면 '입양'의 효력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큰아버지께서 출생신고를 하신 데 대해 입양으로 해석될 수는 있지만 친부와 함께 살아오셨으니, 소송을 내더라도 입양으로 판단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소송은 친어머니를 상대로 하셔야 합니다. '친생자관계 존재 확인'소송입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소송은 하나의 소송을 하실 수 있는데 한번에 하셔야 합니다.
 
세번째로 하실 일은 친부를 상대로 하는 '인지(認知)를 구하는 소송'이에요. 복잡해 보이지요?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법 때문인데요. 앞선 두번의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는다면 가족관계등록부가 바뀌게 됩니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부분이 삭제되고 모(母)에 친어머니가 기재될 겁니다. 부(父)를 적는 곳은 공란이 되고요. 사례자분은 친아버지를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로 하고 싶으시잖아요.
 
우선 친아버지가 구청에 사례자분을 아들로 '인지'신고를 하시면 됩니다. 말이 어렵지만, 내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려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약 친부께서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인지 신고를 하지 않으시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세번째 소송이 되는 것이죠.

만약 인지 신고를 하지 않으면 사례자 분의 성이 친어머니 성으로 바뀔 수 있어요. 가령 어머니 성이 '이'라면 홍길동에서 이길동으로 바뀌는 것이지요. 지금 50세라고 하셨는데, 지금까지 사용하던 성이 갑자기 바뀌게 되면 여러 가지로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아질 수 있잖아요? 사례자분의 경우, 인지가 이루어지면 아버지의 성을 사용할 수 있으니 종전에 사용하던 성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되죠. 
 
다소 복잡한 절차를 설명드렸습니다만, 조금이라도 고민을 덜어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기사] [배인구의 이상가족]①홀로 남겨진 아이, 아빠와 엄마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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