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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의 별 이야기] 이제는 강도 살리자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강연을 다니다 보면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보통은 강연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하지만 조심스럽게 어떤 직업이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살아남을 것인지 고민이 많다고 묻는 청년들이 의외로 많다. 그럴 때면 나는 농담 삼아 가까운 미래에 가장 수요가 많을 굴삭기 기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답을 하곤 한다. “2037년부터 2048년까지는 2010년대에 날림으로 만들어놓은 운하를 해체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중장비가 생산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굴삭기나 지게차 기사 수요가 늘어났답니다.” 2008년 ‘판타스틱’이라는 잡지 9월호에 실린 배명훈 작가의 단편소설 ‘예비군 로봇’에 나오는 장면을 빌려 농담을 던진 것이었다. 그러고는 당황하는 청년들에게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같은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내가 답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야기한다. 이명박 행정부가 막 시작된 2008년에 이미 배명훈 작가는 4대 강의 미래를 예언하고 있었다. ‘4대 강 혈세 낭비 전면 재조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공약이었다. 문재인 행정부가 들어섰으니 2037년이 아니라 2017년에 진짜로 그런 일이 벌어지길 바란다.
 
4대 강 사업에는 22조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정 방식에 따라서 더 큰 액수가 지출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매년 천문학적인 유지보수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다. 10년이 넘게 진행된 아폴로 달 탐사 프로젝트에 투입된 총예산이 2005년 화폐가치로 약 90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대 강 사업이 비용 면에서 얼마나 엄청난 사업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화성에 착륙해서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된 돈은 약 3조원이었다. 4대 강 사업에 투입된 돈은 화성에 최첨단의 탐사선을 7번 넘게 보내고도 남을 만큼 막대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을 살리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행보에 환호하고 있지만 실효적인 결실을 맺으려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자연이 살아야 사람도 잘 살 수 있다. 이제 반복되는 녹조현상으로 죽어가는 4대 강도 다시 살릴 때가 되었다.
 
사람을 살리는 행보에 더 늦기 전에 강을 살리는 것도 추가했으면 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데는 어쩔 수 없이 쓰지 않아도 되었을 아까운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고통도 따를 것이다. 아까워도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돈을 좀 쓰자. 정말 굴삭기 기사들이 호황을 누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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